일터에서 다시 희망을 일구자

5일간의 설 연휴가 종지부를 찍었다. 이번 명절연휴는 비교적 길어 고속도로와 기차역은 연휴기간이 짧았던 명절때보단 덜했지만 몰려든 귀성 및 귀경 인파로 몸살을 앓기는 마찬가지였다. 대다수 사람들이 오가는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짜증나는 일도 겪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들과 함께 차례를 지내고 정을 나누는 오붓한 시간을 가져 노정(路程)의 고단함은 춘풍에 눈녹듯 사그라졌다.

 

설명절을 보내는 삶의 패턴이 확실히 변했다. 자식들의 귀성 불편을 덜어주려고 지방에 사는 부모가 대도시로 이동하는 이른바 역귀성 행렬도 눈에 띄게 늘었다. 호남선 고속철도가 개통되는 4월 이후엔 이런 역귀성은 더 뚜렷해질 것이다. 명절연휴를 해외에서 즐기는 사람도 부쩍 늘어 공항이 북적였다. 반면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찾아갈 곳도 없어 명절이 더 서러운 이웃도 상당수였다. 독거노인·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과 이주노동자, 이혼한 다문화 가정 등이 그러했다.

 

명암이 극명했을 지언정 설연휴동안은 평소보다 이야기꽃을 피우는 소통의 시간이었음은 분명하다. 도민들의 화두는 정치·경제·사회 등 다방면에 망라됐다. 그중에서 올해 집권 3년차로 반환점을 맞는 박근혜 정부의 순항 여부를 비롯 1년 2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20대 총선 및 선거구 획정, 3월 11일 치러지는 사상 최초의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더딘 새만금개발, 복지와 세금 논란, 공무원연금개혁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물론 청년층의 실업문제, 더 고단해지고 팍팍해진 서민의 삶, 저출산 및 고령화 현상 심화 등도 빠지지 않았다.

 

말미에선 현실이 어렵더라도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사회가 되어야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는데 대부분 공감했다.

 

우리사회 최고 지성으로 통하는 대학교수들이 ‘2014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선정한 것에서 웅변되듯 지난해 국정원 댓글, 세월호참사, 정윤회 국정개입 게이트 사건 등을 접한 국민들은 적잖은 실망과 우려감을 드러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우기는 것처럼 온갖 거짓이 진실인양 우리사회를 강타한 탓이다.

 

이제 연례적인 민족 대이동도 막을 내리고 일상이 시작됐다.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공동체 복원이 절실하다. 이는 정부와 정치권·사법기관에만 맡겨둬 해결되지 않는다. 일터로 돌아온 각자가 각 분야에서 희망을 갖고 불씨를 지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