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의원은 그래서 반대를 무릅쓰고 전주 덕진 보궐선거에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던 것. 지금까지 정 전의원이 정치를 해오면서 가장 악수를 두고 만 게 덕진 보궐선거 출마였다. 정치지도자는 참을 때는 참고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하는데 그것을 놓친 것. 대선 후보까지 지낸 인물이면 일반인과 다른 인내심을 갖고 때를 기다렸어야 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대선 주자로서 조급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현실정치로 회귀 시점이 너무 빨랐고 회귀명분도 안 좋았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정치인이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고 욕심 사납게 조급하게 서둔 게 그의 정치생명을 약화시켰다. 정 전의원은 나이나 경륜으로 봐도 묵묵히 현실정치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내공을 쌓았어야 했다.
단추를 잘못 꿰다보니까 계속해서 악수만 뒀다. 서울 동작에서 뼈를 묻겠다며 출마한 것이나 강남에서 출마해서 낙선한 것들이 정 전의원 한테는 가시밭길이 되었다. 특히 그의 튀는 행보는 상식적이지 못한 대목이 많았다. 당이 내건 이념보다 더 좌클릭한 것이 그를 더 식상케 했다. 이런 일이 연속 시리즈로 나오자 그간 일방적으로 지지했던 도민들도 서서히 등 돌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그에 대한 기대를 갖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늘었다. 정 전의원이 너무 진보 쪽으로 쏠려 그쪽서는 지지자들이 생겨날지 몰라도 온건 보수 쪽에서는 관심도 없다. 지금 상당수 도민들은 미워도 다시 한번을 부르기 보다는 어찌 한번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겠냐는 식이다.
어제 전주에서 그가 만들려는 신당을 지지하는 모임이 있었다. 20년 이상 민주당이 일당 독식한 정치체제로는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도민들 가슴까지는 파고들지 못한 것 같다. “현직 때 잘하지 이제 와서 무슨 말이 필요하냐”며 곱지 않은 시선이 많았다. 도내서 만큼은 콘텐츠가 약한 그의 정치가 자칫 찻잔속의 미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상무이사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