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판정을 받은 전직 경찰관이 장기기증을 통해 새 생명을 선물하고 영면했다.
4일 전북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뇌사판정을 받은 전직 경찰관 고 이강남(56) 씨가 간을 기증해 소중한 새 생명을 살렸다.
이씨는 지난달 뇌출혈 진단을 받고 응급수술을 한 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판정을 받았다.
민중의 지팡이로 묵묵히 외길을 걸어온 고인은 지난해 2월, 36년간의 경찰생활을 마감하고 군산경찰서에서 경감으로 퇴임했다.
고인은 평소 가족들에게 “욕심 부리지 말고 손해본 듯 살며, 나보다 못한 사람을 돕고 살라”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쓸모 있는 장기가 남아 있거든 새로운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기증해달라”는 유지를 남겼다.
부인과 1남 1녀의 유가족들은 고인의 뜻에 따라 전북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에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으며, 지난 1일 간담췌이식외과 유희철 교수의 집도로 이식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고인의 부인 이영희(57)씨는 “남편이 신장을 기증받아 건강을 회복한 것처럼 마지막 가는 길에 자신이 받은 소중한 선물을 되돌려주고 싶어했다”면서“남편의 장기를 이식받은 분이 관리를 잘해서 오래오래 건강을 잘 유지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