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봄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만물이 생동감 있게 살아 움직이는 아침을 맞이할 때다.
봄소식은 꽃보다 고로쇠 나무에서부터 온다는 말이 있다. 고로쇠 수액은 경칩 전후인 2월 중순에서 3월 말까지 채취한다. 서부지방산림청은 올해 지리산과 덕유산 일대 국유림 8200ha에 대해 고로쇠 채취 허가를 내줬다고 밝혔다.
고로쇠 축제도 봄의 전령처럼 전국 곳곳에 찾아온다. 고로쇠에 관련된 각종 이벤트와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건강도 찾고 즐거움도 얻을 수 있는 자연 속 고로쇠 축제 현장으로 봄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지리산 뱀사골 고로쇠 약수제
“천년송에서 소원도 빌고, 힐링하세요”
지리산 뱀사골 고로쇠 약수축제의 캐치프레이즈다. 전국의 고로쇠 수액 생산지 중 지리산 일대가 가장 채취량이 많다. 또 지리산 뱀사골 고로쇠는 일교차가 큰 해발 6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생산돼 맛이 좋고 영양분이 풍부하며 음료 건강식품으로서는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 그런만큼 축제의 역사도 깊다. 올해로 어느덧 27회를 맞이했다.
지리산 뱀사골 고로쇠 약수축제는 7일 남원시 산내면 부운마을(반선관광 주차장)에서 열린다.
남원시 산내면 발전협의회 주관으로 치러지는 이번 축제는 산내면 농악단과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약수제 길놀이 행사 및 약수제례, 기념식 등 공식행사로 시작한다.
그리고 천년송 소원빌기 힐링 걷기대회 및 지리산골 노래자랑, 초청공연, 고로쇠 이벤트, 경품추첨 등 다채롭게 펼쳐진다. 히 체험행사로 반선주차장에서 와운마을 천년송까지 왕복 5km에 이르는 천년송 소원빌기 힐링 걷기 대회 참가자에게는 고로쇠(500ml)와 떡, 귤이 제공된다.
또 지리산 천년송 앞에서 소원빌기와 포토존이 운영돼 고로쇠의 깊은 맛과 함께 지리산의 정취를 한껏 담을 수 있다. 천년 고찰 실상사 등 인근의 문화재와 관광지를 둘러보면서 남원의 흑돼지 삽겹살, 산채비빔밥, 도토리묵 등을 맛볼 수도 있다.
△ 무주 덕유산 고로쇠 축제
무주 덕유산 고로쇠축제는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덕유산국립공원 삼공주차장에서 열린다.
덕유산고로쇠 영농조합법인이 주관하고 설천면 무주군관광협의회와 발전협의회가 후원하는 이번 축제에서는 봄이 오는 구천동의 풍경 속에서 신선한 고로쇠를 맛볼 수 있다.
14일 오전 10시 30분께 풍물놀이를 시작으로 막을 올리는 축제는 개막식과 풍물패 길놀이, 즉석 노래자랑 등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램 중 특히 이목을 끄는 것은 고로쇠 올림픽이다. 고로쇠로 원기를 찾고 그 원기를 쏟아내는 행사로, 고로쇠 빨리 마시기 경연대회, 팔씨름 대회 등이 열린다.
행사 막바지에는 각설이 품바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고, 참가자들이 고로쇠를 채취할 수 있는 현장체험 기회도 제공된다.
덕유산 고로쇠 수액은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해발 1000m 이상의 덕유산국립공원 원시림에서 자생하는 굵은 나무에서만 수책을 채취해 맛과 품질이 월등하다. 전라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성분분석을 실시한 결과 필수 미네랄 성분이 보통 물의 40% 넘게 함유돼 있고, 칼륨과 마그네슘, 나트륨, 인, 망간 등의 영향성분도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 고로쇠 수액은 '뼈에 이로운 물', 경칩 전후 채취
고로쇠 수액은 말 그대로 고로쇠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이다. 나무가 밤 사이에 흡수했던 물을, 낮에 날이 풀리면서 내보내는 것을 뽑아낸다.
채취 기간은 경칩(3월 5일) 전후인 2월 중순~3월 말까지이며 남쪽에서부터 북쪽으로, 저지대에서 고지대순으로 채취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는 남원시와 무주군, 진안군, 완주군, 정읍시, 장수군, 임실군, 순창군 등 8개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 중 생산량이 많은 지역은 남원, 무주, 진안, 완주 순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해 남원에서는 12만 2566ℓ, 무주 6만7546ℓ, 진안 4만 7393ℓ, 완주에서는 2만 8755ℓ를 채취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로쇠는 밤 기온 영하 3도, 낮 기온이 영상 10도로 일교차가 13도 정도일 때 줄기와 가지의 도간부 수축과 팽창차가 커져서 나타나는 수간압의 의해 생성된다. 즉 수간압이 커질 때 고로쇠 수액이 나온다. 굵고 오래된 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일수록 향기가 더 진하며 약효도 더 좋다.
고로쇠 수액은 골다공증, 위장병, 신경통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졌고, 몸 속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는 효능으로 피부미용, 변비에도 좋다. 최근에는 항암성분까지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 고로쇠 유래·전설 - 신라 도선국사 무릎 '쫙', '반달곰·변강쇠도 '벌떡'
‘신비의 생명수’라 불리는 고로쇠는 별칭이 갖는 의미만큼 전설과 유래도 다양하다. 통일신라시대 도선국사와 관련된 이야기, 신라와 백제의 전투에 얽힌 이야기, 반달곰과 변강쇠 이야기 등이 전해진다.
고로쇠는 일명 ‘골리수(骨利水)라고 불린다. 통일신라 말에 도선국사가 백운산에서 오랜 참선 끝에 일어서려 했으나 무릎이 펴지지 않자, 곁에 있는 나무에서 흐르는 수액을 받아먹고 곧장 무릎이 펴졌다 하여 ‘뼈에 이로운 물’이라는 의미로 ‘골리수’라 불렀다는 전설이다.
또 삼국시대 백제 병사들이 지리산에서 신라 병사들과 전투를 하던 중 샘을 찾지 못해 지쳐있다 화살이 꽂힌 나무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발견하고 마셨더니 갈증이 풀리고 힘이 솟아 전쟁에서 이겼다는 전설도 있다.
반달곰과 변강쇠가 연관된 스토리도 흥미롭다. 사냥꾼의 화살에 맞은 지리산 반야봉의 반달곰이 산신령의 계시에 따라 골리수 나무의 수액을 마시고 깨끗이 나았다는 이야기다. 특히 갑자기 몸이 허약해진 변강쇠가 이 이야기를 듣고 지리산을 찾아 골리수 나무의 수액을 마시고 건강을 회복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