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전북을 통과하는 KTX가 접근성과 노선회수에 문제가 많아 실효성을 의심받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호남고속철도시대의 개막을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기대만큼 실망이 생겨나지 않기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선 서울과 우리지역의 시간과 공간이 압축됨에 따라 오히려 인적, 물적 자원이 중앙으로 유출되는 소위 “빨대 현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몇몇 도시에서는 서울로 몰려가는 인구가 더 많아져 생산과 소비가 오히려 위축되는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타 지역에서 방문하는 관광객보다 서울의 미장원, 병원, 백화점을 방문하는 지역민의 수가 더 많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반대로 고속철도가 문화관광 산업과 유기적으로 연계돼 큰 경제적 효과를 본 사례도 많다. 일본의 구마모토현과 아오모리현, 홍콩, 그리고 우리나라의 부산도 고속철도가 도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도시들은 예외 없이 각종 컨벤션 센터, 관광명소, 숙박시설, 교통 연계망 등을 잘 갖춤으로써 많은 외지인을 불러들이고 있다.
호남고속철도가 이러한 긍정적인 사례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익산역 인근부터 매력적인 장소로 탈바꿈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역세권부터 꼭 들려보고 싶은 장소로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제반 작업이 차근차근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전주의 한옥마을과 같은 인근 관광자원과의 연계가 가능하도록 도로망, 교통시설, 편의시설의 확대가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안전을 담보할 수 있도록 시설물에 대한 점검을 철저하게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익산이 “이리역” 폭발사건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오랜 시간을 보냈던 과거를 기억하고 있다. 호남고속철도가 각종 결함으로 시작부터 지역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도록 안전하고 쾌적한 시설구축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사실 10년을 준비하면서 논란을 거듭해 온 호남고속철도의 기본계획이 아직도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현실이다. 이제라도 호남고속철도가 우리지역의 관광산업과 소비를 확대시키고 주요 도시를 새롭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