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노래, 대륙 홀리다

김병종 교수 북경 초대전 / 90년대부터 폭넓게 조명 / 한국미술 인지도 넓힐 듯

▲ 중국 베이징 진르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김병종 서울대 교수의 초대전.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나는 감동적이며 살아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붓의 움직임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싶다.” 베이징 진르(今日)미술관의 김병종 작가 개인전 카탈로그 첫머리에 소개된 문구다.

 

지난 1월 31일 베이징 진르미술관 3관에서 열린 남원 출신 김병종 서울대 교수의 초대전 개막식에는 권영세 주중대사를 비롯한 한중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왕이, 펑황왕, 광밍르바오 등의 중국 유력 매체들도 문화예술 동정에 김 교수의 초대전 소식을 전했다.

 

진르미술관은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사립미술관으로서, 부동산 개발로 유명한 진뎬그룹의 장바오취안 회장이 2002년에 민영자본으로 설립한 중국 최초의 비영리 민영미술관이기도 하다. 장샤오강, 팡리쥔, 쩡판즈, 웨민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 현대미술 작가들이 이곳에서 초대전을 열었다.

 

가오펑 진르미술관장은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한국 현대미술은 중국인들에게는 생소한 것이었다며, 작년 7월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울대 측으로부터 김 교수의 작품 ‘서울대 정문’을 증정받은 것을 계기로 좀 더 많은 중국인들에게 한국 미술을 소개하고자 이번 김병종 교수 초대전을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생명의 노래’를 주제로 9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김 교수 작품들을 폭넓게 조명했다고 한다. 또 김 교수의 최근 작품에서는 간결하고 선명한 붉은 꽃을 중심으로한 생명의 생동감과 자연에 대한 작가의 묘사를 볼 수 있다며, 다른 작품들도 비록 시기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 전통 미학과 심미에 대한 존중과 계승을 표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오 관장은 특히 김 교수의 작품은 한국 전통문화를 기초로 서구의 화법을 조합하는 독특함이 있다면서, 한국 현대미술에 익숙치않은 중국 관객도 색다른 동양의 정취를 느낄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식에도 참석했던 중국 최대 미술박람회 아트베이징의 디렉터 동멍양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등 이질적 요소의 공존과 이를 가능케하는 창조가 존재하는 것을 김 교수의 작품에서 보았다고 본지에 전했다. 아울러 김 교수 작품에 대한 감상은 중국 관객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중 화가와 교민들의 관심도 높았다.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견 화가 이모(66)씨는 “여태껏 한중 미술교류는 짧은 이벤트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실력있는 한국의 작가들이 꾸준히 활동 영역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개막식부터 김 교수의 개인전을 관심있게 지켜봤다는 교민 이모(64)씨는 “그동안 많은 한국 화랑들이 중국에 진출했으나 홍보 부족 등으로 현지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대부분 철수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이번 전시회가 한국 미술의 인지도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지난해 전북일보 초대전을 갖기도 했던 김병종 교수의 이번 초대전은 중국에서 열리는 그의 첫 개인전이기도 하다. 김 교수의 중국 전시 활동을 돕고 있는 한국 공아트 스페이스 관계자는 4월말부터 열리는 아트베이징에도 김 교수의 작품이 전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올 하반기에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의 작품전 활동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북경=장서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