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쉽게도 대부분의 농민들은 농업 활동에 자부심이나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이에 대한 원인을 농가소득에서 찾고 소득을 높이는 방법이 대안으로 제시되어 왔다.
그렇다면 소득이 높아지면 우리 농민들이 행복할 것인가?
국민행복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는 히말라야 산맥 깊숙한 곳에 위치한 티베트와 인도사이의 아주 작은 나라로 우리나라와 국민소득이 약 13배 차이가 나는 부탄이란 나라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정책을 추진할 때 경제부흥을 통한 국민소득증대를 추구하지만, 부탄은 국민소득보다는 국민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즉 부탄의 모든 정책이나 입법활동은 이를 통하여 국민이 행복할 것인가에 맞추어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많은 선진국들이 이 작은 나라 부탄의 행복지수를 연구하고 벤치마킹하기 위해 부탄을 찾고 있다. 이 말은 ‘경제력=행복’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일 것이다.
이러한 현실인식 속에서 우리 전북의 농민들이 행복추구권을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될 것이냐는 화두로 전라북도에서는 삼락농정의 최우선으로 ‘보람찾는 농민’을 위한 농정을 추진하고자 하는 것이다.
농민이 행복하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나가야 할 것인가.
첫째는, 영농활동을 통한 안정된 농가소득 시스템의 마련해야 한다.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맞는 다양한 직불제를 확충하고, 계약재배를 통한 농산물 판매가격 안정화, 이상기후 등 자연재해 등에 대한 농가 경영안정 방안이 우선적으로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농민이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생활기반을 갖추어야 한다.
문화, 복지, 예술 등 생활 속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공동생활 홈 및 공동급식, 작은 목욕탕, 영화관, 건강관리 서비스 등의 기반 시설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셋째, 농민은 지역을 유지하는 공동체의 중요한 구성원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농민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생산자일 뿐만 아니라 지역을 유지하고 소비하는 중요한 주체이기도 하다. 농촌마을의 공동화가 심화되는 현실에서 지역을 구성하는 일원으로서의 자존감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이 세 가지가 충족되었을 때 농민들은 농업과 농촌에 대한 깊은 애정과 자부심을 가질 것이다. 지난 2월 27일 출범한 전북도의 삼락농정 위원회에서는 농민들이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정책과 사업을 발굴해 나갈 것이다.
부디 많은 고민과 논의를 통하여 농민이 행복한 일터·삶 터·쉼터의 전북농업을 만들어갈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