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와 진달래가 핀다”, “새싹이 돋아난다”, “얼음이 녹는다.” 등은 식상하다 못해 부끄러운 답변의 대명사이다. 부안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산전수전 다 겪으며 이제는 공직의 종착역에 거의 다다른 나의 답변은 바로 이것이다.
“변산바람꽃이 활짝 핀 지금”. 많이들 의아해하는 답변이겠지만 부안에서 지낸 이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답변일 것이다. 변산바람꽃은 부안 변산반도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해서 그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어쩌면 ‘오상고절’ 국화의 절개보다 겨우내 혹독한 동장군의 위세에 굴하지 않고 작은 꽃봉오리를 피우는 변산바람꽃의 절개가 더 고귀하기만 하다. 입춘이라는 단어가 만발하면 나타나는 야생화인 변산바람꽃은 봄 기운이 완연한 지금 조용히 허리를 낮춰 수줍게 세상과 인사하고 있다.
부안 상서 청림, 내변산 등에서 볼 수 있는 변산바람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잎처럼 생긴 포엽 위에 한 송이씩 꽃이 달린다. 꽃잎처럼 생긴 것은 꽃받침으로 보통 5장이며 흰색이지만 처음에는 분홍색을 띠기도 한다.
변산바람꽃은 그리스어로 ‘바람의 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에란디스(Eranthis)속 식물로 ‘er(봄)’와 anthos(꽃)의 합성어로 이른 봄에 피는 식물이 꽃에게 붙여진 속명이라고 한다. 부안의 봄은 변산바람꽃과 함께 시작하고 있다. 이렇듯 변산바람꽃이 부안의 봄의 시작을 알린다면 오월의 신록이 푸름을 더하는 봄의 끝자락은 제3회 부안마실축제가 장식한다. 5월 1일부터 5월 3일까지 3일간 부안읍 일원에서 열리는 마실축제는 ‘어화세상 벗님네야, 복 받으러 마실가세!’라는 슬로건으로 화합·소통의 장으로 마련된다.
부안군 전 직원은 마실축제가 관광객에게는 행복해서 미소를, 군민에게는 주머니가 가득 차서 미소 짓는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민선 6기 들어 첫 번째 축제인 마실축제는 전국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소도읍 거리형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자긍과 풍류, 휴식, 재물, 강녕 등 오복의 거리에서 펼쳐지는 오복 프로그램과 부안의 지형적 특색을 살린 현장프로그램인 오감 프로그램이 벌써 관광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13개 읍면을 상징할 수 있는 인문학적 소재를 발굴·제작하고 퍼레이드를 통해 마실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흥겨운 무대로 준비돼 있다.
마실축제 퍼레이드는 자긍과 풍류, 휴식, 재물, 강녕 등 오복을 표현하는 다섯 가지 색깔을 중심으로 화려함과 행복함, 따뜻함, 즐거움을 담을 예정이다. 바야흐로 5월 부안의 봄은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이 넘치는 행복한 축제의 장이 마련된다. 멋진 인생이란 의미와 재미를 잘 섞은 인생이라고들 한다. 아무리 좋은 의미도 재미가 없으면 오래갈 수 없다는 뜻이다.
인생에 한 번 뿐인 2015년 봄, 여러분 모두 오복·오감의 힐링 행복 프로그램이 거방지게 차려진 마실축제를 찾아 멋진 인생을 즐겨보시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