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탄소산업 살리려면 경북 교통정리 필수

탄소산업은 전북의 제일 전략산업이다. 이른바 글로벌 탄소강국의 허브로 전북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인프라 구축도 잘 진전되고 있다. 2002년 탄소섬유 파일럿 생산시스템을 구축했고 2008년에는 KIST 복합소재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2011년에는 1991억 원을 들여 탄소밸리 기반구축 등 탄소산업 관련 정부사업을 추진해 온 이력이 있다.

 

지난해 11월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전북 중심의 탄소섬유 산업 생태계 조성을 발표한 것은 이런 인프라 구축과 전북도의 의지가 잘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북도는 이런 여건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총 5500억 원 규모의 ‘메가(MEGA) 탄소밸리 구축’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런데 경북도가 이 사업에 뛰어든 모양이다. ‘융·복합 탄소성형 첨단부품산업 클러스터 조성’이라는 이름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 사업신청을 냈다고 한다. 전북 중심의 탄소섬유 생태계 조성이 선언된 상황에서 경북이 뒤늦게 끼어든 꼴이다.

 

문제는 두 사업이 80% 가량 중복되는 등 엇비슷해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탄소산업은 지금 공급과잉으로 경쟁력이 약하다. 우리나라 탄소생산량은 연간 5700톤인데 비해 국내 수요는 2700톤 밖에 안된다. 국내 수요를 늘리고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아울러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내 탄소산업 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런 마당에 전북도와 경북도가 출혈경쟁하는 구도를 띤다면 정부 예산투자의 비효율성과 탄소산업의 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전북의 탄소산업 선점 효과도 반감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일본 도레이사가 경북 구미에 둥지를 튼 것은 전북보다 앞선다. 그렇지만 이미 인프라 구축이 깊숙하게 진행됐고, 대통령까지 전북 중심의 탄소산업 육성을 대내외에 천명한 마당에 정부가 ‘탄소산업 끼어들기’를 방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 시점에서 정부는 탄소산업이 경쟁력을 갖도록 ‘선택과 집중’을 해야 마땅하다. 또 자치단체 간 출혈경쟁이 예상되면 조정역할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지금까지 탄소산업 정책이 전북을 구심점으로 추진돼 왔고, 에너지를 한데 집중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정부는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