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마지막 주에 문을 연 대인예술시장을 다녀왔다. 7시부터 시작된 야시장 거리마다 노점가게가 이어지고 미로처럼 잇대어진 골목 안은 관광객들로 들어찼다. 그런데 골목골목을 다니다보니 예술가들은 어디 있을까 궁금했다. 몇 개의 노점과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한 평 갤러리가 있었지만 예술가들의 공방과 작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은 찾기 어려웠다. 알고 보니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어김없이 따라붙은 것이 임대료 인상. 정작 전통시장의 부활을 이끌었던 예술가들은 시장 안에서 밀려나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의 대인예술야시장에는 예술가들보다는 셀러(seller)들이 더 많다. 프로젝트팀이 일정한 비율로 예술가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셀러의 비율이 작가들의 다섯 배나 되는 탓이다.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 정삼조 감독은 상인과 예술가와 청년 상인이 융합한 창조적 예술시장이 대인시장이 가야할 길이라고 소개했다. 밀려나고 있는 예술가들에게 공간을 찾아주는 일이 더 절박해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사실 이런 위기는 대인시장만의 것이 아니다. 돌아보면 이제 겨우 숨통을 트기 시작한 몇몇 전통시장들이 한결같이 안고 있는 과제이기도 하다. 쇠락과 부활 사이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너무 쉽게 잊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