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한류열풍의 문화적 콘텐츠의 시발점은 어디일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한류문화의 발원지를 찾아보면 우리나라 고전소설의 백미인 춘향전이 크게 한 몫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작품 중에서 가장 먼저 서구에서 번역되어 소개된 작품이 춘향전이다. 1892년 당시 프랑스에 법률공부를 하러갔던 홍종우는 프랑스 소설작가 로니(J.H.Rosny)와 함께 춘향전을 ‘향기로운 봄’ (Printemps Parfum?)으로 번역하여 소개했다. 현재도 러시아 등 12개국에서 자국어로 번역되어 소개되고 있다, 또한 1936년에는 러시아의 발레작가 미하일 포킨은 사랑의 시련(L ‘Epreuve d’Amour)이라는 주제로 춘향전을 러시아,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각지와 미국에서 활발히 공연하였다. 지난 70년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춘향전은 희곡, 영화, 무용, 발레, 뮤지컬, 오페라 등 다양한 형태로 세계 각국에 소개되었고 해외로 진출하여 왔다. 최근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류 열풍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으며, 우리의 글인 한글을 배우려는 외국인들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국토 서남부의 내륙에 위치한 남원은 천년역사의 고도이다. 통일신라 5소경중 하나였고, 고려시대에는 남원부, 조선시대에는 남원도호부로써 오늘날의 광역시 형태를 유지하여 왔다. 판소리 동편제의 탯자리로 가왕 송흥록, 송광록, 송만갑, 김정근, 강도근, 박초월, 오늘날에는 안숙선 명창으로 계보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대표하는 고전소설 중 춘향전, 흥부전, 변강쇠전의 배경지 이기도 하며,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에 나오는 만복사저포기의 무대이기도 하다.
이러하듯 남원지역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의 본고장이며 국내 뿐 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한류열풍을 이끈 발원지이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했던 문화도시에 전국 최초로 선정되어 다양한 문화사업들이 한창 추진중에 있다. 지역민을 대상으로 문화인식에 대한 폭과 이해를 넓히고 문화 의식수준을 높이는 다양한 사업들이 전개되고 있다. 문화버스 구석구석, 생활문화 시민제안프로젝트 ‘생활고수’, 문화전문 인력양성지원 프로젝트 ‘꾼’ 남원문화정보 알림서비스 ‘남원하루’, 1900년대 주민생활사를 수집하는 ‘남원 메모리즈’, 도시 주요장소 곳곳에 지역민이 문화로 놀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의 무대와 소규모 문화공간이 조성되는 장소 플랫폼 디자인 ‘남원ROO 장소디자인 프로젝트’ 등 남원시민이 직접 참여하며 문화수준을 높이고 지역 내 거점공간을 문화 쉼터로 조성하여 생활 속에 문화가 녹아내려 문화로써 소통하는 장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도시 활성화 사업의 다양한 결과물들이 관광객 유입으로 이어져 지역경제에도 크게 기여하리라 믿는다. 남원지역이 한류문화의 원조로서 명성을 되찾고 새롭게 각인되는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