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버들 - 김영진

찬 이슬 내리는 개울가

 

갯버들 가지 꺾어

 

물컵에 꼭꼭 심어 다졌습니다

 

가지 끝 어린 꽃눈

 

부스스 눈 뜨는가 싶더니

 

달짝지근한 소망 품고

 

하늘로 하늘로 품을 열어갑니다

 

보송보송 간질거리는 솜털 사이에서

 

보일 듯 움트는 작은 생명

 

단단한 껍질을 벗어버리고

 

세상을 여는 갯버들

 

산자락 휘돌아 찾아오는 꽃소식으로

 

그리운 것들은

 

그리 눈 뜨고 슬며시 다가옵니다

 

△산자락 휘돌아 찾아오는 꽃소식은 내 마음 그리움도 꽃피운다. 어머니는 이불 홑청을 벗겨 빨래하면서 봄 마중을 했었다. 어머니의 한을 빨랫방망이는 알았으리라. 맑고 슬픈 그 소리가 그립다. 빨랫감을 차닥거리는 소리에 놀라 갯버들이 실눈 뜨던 옛 그리움이 다가옵니다. /시인 이소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