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선택

광역자치단체는 항상 중앙정치 눈치를 살피게 돼 있다. 집권세력이 누구냐에 따라 국가예산 확보는 물론 지역 출신 인재기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전북의 정치환경이 매우 불리한 구조다. 집권세력의 주류가 영남인데다 새누리당 대표인 김무성도 부산 출신이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도 친노를 탈피했다고 하지만 부산이다. 여기에 국무총리가 충청 출신이다. 이 같은 구도하에서 전북 출신은 장차관 하나 없다. 문제는 장차관은 그랬다 치더라도 각 부처 실세 그룹에 전북 출신이 거의 없다. 그렇다면 장차관 될 사람도 씨가 마른 형국이다.

 

전북으로서는 최악의 권력지도가 만들어 지다 보니까 송하진 지사부터 각 단체장들이 전북의 이익 반영을 위해 무척 힘들어 한다. 누굴 붙잡고 전북의 현안을 속 시원하게 말할 상대조차 없다. 다행히도 송지사는 그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맺어온 인맥을 활용하지만 그것 갖고는 역부족이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쪽에 핵심원군이 없어 지역 현안이 생길 때마다 의붓자식 같은 처신을 한다. 광주 전남처럼 새누리당에 이정현 같은 여당의원만 있어도 나름대로 문제를 풀어 나갈 판인데 그렇지 못해 애가 닳고 있다.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이 도의 뜻대로 잘 안 되는 이유가 다른데 있지 않고 정권적 의지가 없기 때문에 잘 안 되고 있다. 도내 건설업체들은 새만금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지역건설업체도 수주에 참여하면서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 기대가 커서인지 실망이 크다. 24조나 들어간 4대강사업 때는 이런 저런 규정 다 적용해서 지역건설업체들이 공동도급자가 돼 수주에 참여했으나 새만금 도로건설사업 쪽은 아예 도내 업체가 끼질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서 국가계약법 시행령 72조항만 적용하면 전북 업체도 40%를 참여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다. 전북은 지금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으로 잔치마당만 만들었지 빨대만 빤다.

 

심지어 전북이 공항을 만들려고 애 쓰고 있지만 충북까지 나서 고춧가루를 뿌리고 있다. 새만금에서 150Km 떨어진 청주공항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전북 공항 신설을 반대한다. 요즘 충청권의 정치적 발언권이 세지면서 전북이 직접 이해관계가 없다고 여겨온 충북까지 나서서 공항건설을 반대, 도민들의 자존심을 뒤흔들고 있다. 예전 같으면 영호남 구도 하에서 전북이 찬밥을 먹었지만 요즘에는 충청권까지 인구가 많아졌다는 이유로 전북 현안을 발목잡고 나서 걱정스럽다. 앞으로 전북의 살길은 전략적 선택을 하는 수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

 

상무이사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