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의 주택 실내에서 발암물질인 라돈(Radon) 수치가 전국에서 가장 높게 검출되면서 라돈과 우라늄 등 자연 방사성 물질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18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 실내 라돈 조사 결과’에서 전북의 라돈 평균 농도가 138.8Bq/㎥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국의 라돈 평균 농도는 102Bq/㎥였고 전북이 138.8Bq/㎥로 최고, 부산이 60.9Bq/㎥로 최저 수치를 나타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013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3개월간 도내 주택 404가구를 포함한 전국 주택 6648가구를 대상으로 겨울철 주택 라돈 농도를 조사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토양의 영향을 많이 받는 도내 단독주택 282가구의 실내 라돈 평균 농도가 163.9Bq/㎥로 국내 다중이용시설과 학교의 실내 공기질 권고 기준인 148Bq/㎥보다 무려 ㎥당 15Bq가량 높았다. 다중이용시설이나 학교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하는 주택이 라돈의 위험에 더 노출된 것이다. 이외에 연립·다세대주택 46가구 103.3Bq/㎥, 아파트 76가구 66.8Bq/㎥로 나타났다.
도내 주택의 라돈 평균 농도는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 공기질 권고 기준보다 10㏃가량 낮지만, 이번 전체 조사 대상 평균치인 102㏃/㎥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특히 도내에서는 장수군과 진안군의 라돈 농도가 각각 265.2Bq/㎥, 252.1Bq/㎥까지 측정됐다.
Bq(베크렐)은 방사능 단위로 1초 동안 1개의 원자핵이 붕괴할 때 측정되는 방사능 수준이다. 토양과 암석 등에 존재하는 자연방사능 물질이 건물 바닥이나 벽의 갈라진 틈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기 때문에 지하나 1층 건물의 실내 공간은 상대적으로 라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국립환경과학원 측은 “전북은 지질학적으로 옥천계 화강암 지질대가 널리 분포하기 때문에 라돈 농도가 높게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며 “20년이 넘은 노후 주택의 경우 갈라진 틈새를 통해 라돈이 실내로 들어오므로 환기를 자주 해 농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라돈이 다소 높게 측정된 주택 1500가구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실내 라돈 저감 상담과 알람기 설치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현재 도 물환경관리과에서 자연 방사성물질을 담당하고 있으나, 라돈을 관리할 방안이나 계획 등은 수립되지 않은 상태다. 국회 심의 중인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 공기질 관리법’이 시행되면 시·도별로 ‘라돈 관리 계획’을 수립해 저감 대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