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꿈 이룬 '만학의 행복'

김제 심창초 8명 늦깎이 입학 / 어린 동급생과 글공부 웃음꽃

▲ 김제심창초등학교 늦깎이 신입생들이 최명호 교장(뒷줄 맨 왼쪽), 담임 조성화 교사(왼쪽 두번째), 김연근 교감(맨 오른쪽)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교육장님과 교장선생님이 사 주신 짜장면이 그렇게 맛있을 줄 정말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육장님, 교장선생님.”

 

요즘 김제심창초등학교(교장 최명호) 1학년 교실에는 웃음소리와 함께 꼬마 동급생들의 어릿광이 어우러져 학교가 생기가 넘쳐 나고 있다.

 

6·25전쟁으로 인한 시대적 어려움과 남존여비사상으로 배우지 못한 55∼66세 만학도 8명이 올해 심창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학교가 때 아닌 즐거움과 생동감이 넘쳐 나고 있기 때문이다.

 

8명의 만학도들은 아침에 동기생들과 통학버스로 등교하고, 오후에는 건강을 위해 30여분씩 걸어서 하교를 하며 그동안 배우지 못한 한을 치유 하고 있다.

 

매주 수·목요일에는 방과후 학교프로그램인 수영과 하모니카를 배우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다. 요즘 같으면 정말 살맛나 죽겠다고 엄살(?)도 부린다.

 

학교 교사들도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에 처음에는 다소 꺼렸으나 요즘에는 만학도들이 하교하고 나면 학교가 텅 빈 것 같아 쓸쓸하다고 입을 모은다.

 

만학도들은 학교에서 한글도 배우고 예절생활, 협동생활 등을 배우며 고학년 선배들에게도 깍듯이 예를 갖추고 있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전언이다.

 

지난 12일에는 김효순 김제교육장 등 교육지원청 관계자들이 격려차 학교를 방문했는데 만학도들은 글씨공부와 색칠공부를 선보이며 앞 다퉈 자랑을 늘어놔 한바탕 웃음과 함께 큰 감동을 줬다.

 

1학년 수업을 참관한 후 김효순 교육장은 만학도들을 김제교육지원청으로 초청, 짜장면을 대접하겠다고 약속하자 손주뻘 되는 동기생들과 함께 환호를 지르며 즐거워하는 등 영락 없는 초등학교 1학년생들이었다.

 

만학도 A씨(66)는 “학교에서 손 씻는 방법과 이 닦는 방법, 색칠하기, 한글공부, 발표하기 등을 배우는데 모든 것이 새롭고 재미있다”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동기생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김효순 김제교육장은 “만학도들을 뵐 때 정말로 가슴 뭉클하고 고마웠다”면서 “학교측과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만학도들이 즐겁고 알찬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적극 협조할 생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