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남 이전 당시에도 장관의 발언은 립서비스에 불과한 것으로 결과됐다.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LH는 (전북의 요구대로) 분리 이전하는 게 맞다.”고 국회의원들 앞에서 답변했지만 불과 몇달 뒤 LH는 경남 진주로 일괄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장관의 약속은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졌다. 전북을 어린아이 달래듯 어루만지며 국토부가 자기주장을 관철시켜 나간 대표적인 두 사례다.
호남선 KTX가 경부선 KTX에 비해 ‘속도는 느리고 요금은 비싸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 때문에 형평성과 지역차별 논란이 드세다. 서울∼부산 간 요금단가는 Km당 138원인데 비해 용산∼익산 간은 152원이다. 호남선 KTX가 느린 건 정차역이 많기 때문이고, 요금이 비싼 건 고속철 전용선 구간이 경부선보다 많기 때문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문제는 고속철 전용선 구간이 많으면 시간이 더 단축돼야 하는데 오히려 시간은 더 느리고, 요금은 더 비싸다는 데에 있다. 또 호남선과 경부선이 분기되기 전인 서울(용산)∼광명∼천안∼오송역까지의 정차율이 엇비슷해야 형평에 맞을 터인 데도 정차율은 호남선 68%, 경부선 51%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내달 2일 호남선 KTX 개통을 앞두고 요금논란이 일자 이번에는 국토부 철도국장이 호남선 KTX 요금 10% 할인을 약속했다. 장관이 갖고 놀더니 이제는 급을 낮춰 국장이 나선 모양새다. 장관도 식언하는 마당에 국장의 말을 신뢰할 수 있을까 싶다. 오송역 분기, 서대전역 경유, 요금 번복 등 호남선 KTX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뒷북대응과 안이한 태도가 문제를 키웠다. 정치권은 돈 몇푼보다는 형평을 꾀하고 차별을 막을 근원적인 개선대책을 물고 늘어져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눈물의 호남선 KTX’는 계속될 것이다.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