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불은 여우 불’ 이라는 속담이 있다. 봄바람 속에서 거의 연일 건조특보가 발령되는 건조한 날씨로 마른 나뭇가지나 잎들에 여우가 사방에 나타나듯 여기저기서 불이 나기 쉽다는 뜻일 것이다.
이 시기에 소방관서에는 계절의 분위기와는 반대로 긴장감이 맴돌고, 소방관들은 화재출동으로 숨 돌릴 틈을 찾기 어렵게 된다. 화기를 많이 취급하는 겨울철에 화재가 많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3~5월에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국민안전처가 최근 5년간 봄철에 발생한 전국 화재현황 분석결과 1년간 화재의 30%가 넘었으며, 1일 평균 138건의 화재로 6.5명의 인명피해와 10억 18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봄철 화재의 대부분은 영농철이 시작되면서 농사부산물 쓰레기와 논밭두렁 태우기로 발생하고 있다. 인접한 산이나 비닐하우스, 축사, 주택, 공장 등으로 번져 재산피해와 인명피해를 겪게 된다.
전북지역에서도 올해 들어 3월 1일부터 17일까지 208건의 화재로 1일 12건 이상의 화재가 발생했다. 논밭두렁 태우기 등의 화재로 인명이나 재산피해를 본 화재만 매일 4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4월 16일 전남 진도의 세월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우리나라는 재난사고의 후진국에서 탈피하여 국가의 경제수준과 OECD회원국으로서의 국격에 맞는 재난사고로부터 안전한 틀을 구축하겠다고 다짐했다. 재난사고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되는 길은 국가 차원의 정책적 의지와 함께 국민개개인이 재난과 사고의 요인을 생각하면서 위험과 안전의 길목에서 안전의 길을 선택할 때 가능할 것이다.
생동하는 봄을 신나게 즐길 것이냐, 아니면 화재의 위험을 당할 것이냐의 선택도 바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 연일 발생하는 봄철화재도 위험성을 인식하고 안전을 실천한다면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간단한 화재 예방 수칙을 제대로 지키고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화재 없는 상쾌한 봄기운을 느끼며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봄철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논밭두렁과 농사부산물을 태우지 않고, 산림인접지역 등 야외에서는 취사나 불을 피우는 행위를 중지하고 부득이한 경우는 소방관서에 연락하여 대책을 세워놓는 다면 봄을 상쾌하게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진흥청의 발표에서도 논두렁을 태운 미세동물을 조사한 결과 해충은 11%만 죽는 반면 거미 등 해충의 천적은 89%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나 방충에 있어서는 역효과라고 한다.
우리가 논밭두렁 태우기를 하지 않고, 차량을 주차할 때는 소방차가 통행할 수 있는지 확인하면서 운전할 때도 소방차에게 우측 가장자리로 길을 양보하는 행동이 생활화될 때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다짐인 사고와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