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국제세팍타크로 슈퍼시리즈가 내달 23일부터 나흘간 군산 월명종합체육관에서 열린다. 지난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은메달 2개를 따내며 국민을 열광시킨 세팍타크로는 아시아의 대표적 인기 스포츠다. 도체육회와 군산시의 발빠른 결단으로 성사된 세팍타크로 대회는 국제 경기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시키는 전형적 스포츠마케팅이다. 단돈 5000만원에 대회를 유치했지만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세계 87개국에 경기가 중계되고 직간접 경제효과는 50억원을 웃돈다.
#사례2. 동계U대회 개최 이후 동계올림픽 유치에 올인했던 무주도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열정이 높다. 무주는 그동안 각종 태권도대회와 스키대회가 지역경제의 온돌을 덥히는 효과를 수없이 경험했다. 한국 태권도의 성지로서 태권도원이 건립된 무주의 황정수 군수는 태권도원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국내외 대회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무주는 2015년 세계유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 유치에 이어 이번에는 격년제로 열리는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목표로 삼았다.
#사례3. 지난 24일 ‘세계유소년태권도대회 무주 2015’ 조직위원회 현판식이 열린 전북도체육회관의 접견실. 행사에 앞서 대한태권도협회 간부 등이 모여 담소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대회 조직위원장인 송하진 도지사가 외빈들에게 명함을 건넸다. “저는 도지사 명함이 15개입니다. 하나는 태권도 전용 명함이고 나머지는 도내 14개 시·군의 상징을 담았죠.” 명함에는 송 지사가 태권도복을 입고 이단 옆차기를 하는 캐리커쳐가 그려져 있었다. 뒷면은 무주 태권도원 전경 사진. 순간, 중앙에서 온 태권도 관계자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갔다. 다음날 송 지사 명함에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사실 전북도와 무주는 태권도원에 대한 고민이 많다. 지난해 본건물은 들어섰는데 도로 개설과 상징 시설, 민자 유치라는 3대 과제를 풀지 못해서다. 도와 무주군이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유치하려는 주된 목적에는 태권도원의 3대 과제를 푸는 전기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물론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도 큰 목표다.
2017년 세계태권도대회는 송하진 도지사 체제 이후 처음 유치를 추진하는 대규모 국제대회다. 그만큼 성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오는 5월 러시아에서 결정되는 2017 세계태권도 개최지 경쟁은 낙관적이지 않다. 국민들이 축구 다음으로 태권도를 좋아하는 터키와 유치 맞대결을 펼치기 때문이다. 전북은 세계태권도연맹(WTF) 회장이 한국인이고 그의 영향력을 기대하는 눈치다. 결론부터 말하면 잘못 짚었다. 사실 WTF의 목표는 세계화다. 국내보다는 국외를 향한다는 얘기다. 이는 대회 유치 명분상 결코 전북이 앞서지 않음을 의미한다.
송 지사는 이날 행사에서 2017년 세계태권도대회와 관련 “모든 일의 성공 여부는 의지에 달려있다. 의지가 강하면 행동도 강하게 나타난다”고 분발을 주문했다. 그러나 터키와 전북의 경쟁 구도를 보면 강한 의지와 행동도 중요하지만 WTF 집행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와 전략, 그리고 감성적 접근이 절실해 보인다. 그런면에서 송 지사의 ‘이단 옆차기 명함’은 감성적 측면의 모범 사례로 다가온다.
전북도와 전북태권도협회의 치밀한 대회 유치 논리와 전략, 그 것이 궁금하다.
체육부장·편집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