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연구원이 남원을 떠난지 9개월, 그 자리에는 여전히 인기척이 없는 빈 건물만이 남아있다.
남원시 주천면 육모정 인근에 자리했던 국립공원연구원. 최근 연구원 건물은 굳게 닫혀 있었다. 국기 게양대에 휘날려야 할 태극기는 사라졌고, 진입도로 마저 봉쇄된 상태였다. 국립공원연구원이 지난해 6월 남원을 등진지 9개월, 그리고 연구원 이전에 따른 후속대책이 발표(2014년 7월30일)된지 8개월이 흐른 현재의 모습이다.
이 때문에 후속대책인 지리산 생태자원관 조성 계획은 ‘남원시민들의 눈치를 보다가 마지못해 내놓은 생색내기용 대책에 불과한 것 아니었느냐’는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연구원은 지난해 6월 남원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원도 원주로 이전을 강행했다.
당시 남원시민들은 “지역을 무시한 채 야반도주 하듯 떠난 국립공원연구원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지역민의 의견수렴은 물론 해당 지자체와 단 한차례의 협의도 없이 이전 계획을 내밀하게 수립한 것은 전북도민과 남원시민을 우롱하고 기만하는 처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해 7월30일 ‘옛 연구원 건물에 대한 활용계획 수립’이라는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공단은 “건물 1층은 지리산 생태전시관(상설 전시관·안내소·특산품 판매장)으로, 2층은 지리산 역사전시관(역사문화자원 전시 및 둘레길 홍보관)으로, 3층은 지리산 생태연구원(생태연구실 및 환경교육장)으로 활용 계획을 수립했다”면서 “옛 국립공원연구원은 지리산의 자연과 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복합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단은 총 7억원의 사업비로 2014년에 설계용역과 건물 정비를 실시하고, 2015년에 전시시설 및 둘레길 연결 공사를 실시할 것이라는 입장까지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지리산 생태자원관 조성에는 1억원 정도가 투입됐을 뿐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국립공원북부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1억원의 예산을 받아 기초 및 전기공사에 대한 실시설계를 완료했고, 올해 1억원 중 잔액으로 일부 정비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현재까지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공단에 예산을 더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국회의원(남원·순창)이 지난해 9월2일 언급했던 ‘공단이 조사연구과와 전시교육과 등 3과 21명의 조직을 별도로 출범시킬 예정’이라는 인력 운영방침도 현재로서는 희망사항에 그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