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보상을 바라지 않고 누군가를 돕는다. 두 번째. 누군가가 해야만 하는 어려운 일을 자발적으로 즐긴다. 세 번째. 자격증이라는 것 대신 사람들로부터 영웅이라고 인정을 받는다. 요즘 대학생들은 하고 싶은 일보다 학점, 토익 등 ‘스펙’에 열중하고 있다. 가장 스펙에 안달할 시기엔 시험기간에 밤을 새우고, 스펙을 만들기 위해 토익공부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막연히 다른 사람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사람인가’를 찾는게 중요하다.
나만의 스펙을 쌓기 보다는 주변으로부터 나를 찾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 학점을 관리하고 토익을 공부하는 건 자신과의 싸움이다. 하지만 그 시간에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한다면 스펙보다 중요한 경험이 된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주위 사람에게 그림을 그려준다. 경영학과 학생이라면 장사가 안 되는 가게에 컨설팅을 해 준다. 자격증이 없어도 상관없다. 그저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다보면 수치화된 스펙이 아니라 신뢰가 쌓이게 된다. 주위 사람에게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나 또한 대학생활을 이렇게 하다 보니 저절로 기회가 다가왔다. 어느날 백화점 컨설팅을 요청받게 되었다. 사실 경영학과도 아니고 관련 학위도, 자격증도 없는 나에게 어려운 요청이었다. 하지만 직원들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정리해서 직접 설문조사를 하고 인터뷰를 하면서 발로 뛰었다.
결국 백화점 측에서 목표했었던 바를 이루어 내었다. 당시에 나는 백화점 직원들의 영웅이 되었다.
‘내가 가진 무엇으로 사람들을 도울 것인가’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자기가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일도 막상 잘하지 못한다면 누군가를 도울 수도 없다. 하지만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을 재밌게 느끼는 게 중요하다. 처음에 그저 해보고 싶은 일도 주위사람들의 응원을 들으면서 ‘이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일을 좋아하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지금 당장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지만 앞으로 내가 어떤 인생을 살고 싶고, 내 인생을 세상을 위해 어떻게 쓸 것인가가 중요하다. 직업을 선택해야 할 시기가 되었을 때 ‘내 직업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지’도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
‘당신을 만난건 행운입니다’라는 문자를 받은 적이 있다. 통행이 불편했던 구간에 노선을 만들어 버스를 운영시켰던 시절이였는데, 당시 사람들의 문의가 많아서 버스에 적어놓은 핸드폰 번호로 문자가 온 것이다. 물론 저장도 되어있지 않고 낯선 번호였다.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일 뿐인데 사람들이 고마워하는 모습에 어리둥절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마워하고 응원해 주는 걸 느끼면서 매일매일 이런 얘기를 듣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딜 가던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었으면 한다. 순간순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보이면 그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지금은 한옥마을에 있으니까 여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언젠가 미국이든 아프리카든 있는 그 곳에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 한옥마을에서 떡볶이를 파는 할머니에게도, 문방구 할아버지에게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싶다. 내 꿈은 ‘세상씨를 만난 건 행운입니다.’라는 얘기를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듣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