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워터 그리드(Smart Water Grid)’는 기존 물 공급 체계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지능형 물 환경 기반구축 기술이다. 미래 물 부족시대에 대비하는 선순환 물 관리 체계다. 세계 물 산업 시장 규모가 수백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어 향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분야다.
이 사업은 새만금이 최적지로 평가돼 왔다. 2010년 수립된 새만금 내부개발 기본구상에서 새만금지역에 물과 폐기물 등 자원의 선순환이 가능하도록 ‘스마트 워터 그리드’ 사업이 제시됐고, 이듬해 확정된 새만금 종합개발계획에도 포함됐다.
새만금은 118㎢에 이르는 방대한 담수호와 주변에 농업·산업·레저 등 다양한 용도의 부지가 조성되기 때문에 스마트 워터 그리드 기술을 실증하고 산업화할 최적지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업은 전북의 신성장 산업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전북도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이 사업의 가치를 인정하고 사업구상을 수립하는 등 선점했음에도 후속조치를 하지 않은 채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국토부가 2020년까지 3조 4609억 원을 물 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히자 경쟁이 시작됐고, 인천과 대구 대전 제주 등이 뛰어들었다. 이젠 후발주자인 다른 시도가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시는 작년 11월 ‘스마트 워터 그리드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고, 인천대는 2013년 필리핀과 물 관리 기술지원 양해각서 체결에 이어 작년에는 네팔 몽골과 국제협력을 체결했다. 대구도 올 4월 ‘세계 물 포럼’을 개최하고 물 산업 전용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후속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은 이렇다 할 후속대책이 없다.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상태다. 국토부의 ‘스마트 워터 그리드 지능화사업 연구단’ 공모사업에서도 인천대에 밀렸다.
새만금이라는 우수한 사업 여건을 갖추고도 후속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없는 사업도 만들어 내는 판 아닌가. 하천과 담수호, 바다가 어우러진 물 산업 기반을 갖추었다면 이에 걸맞은 전략을 당연히 수립했어야 했다.
이 사업이 끝난 것이 아닌 만큼, 지금이라도 당장 새만금이 가진 훌륭한 인프라를 살릴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