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문화공동체들이 공유한 정보가 시민 한 명 한 명에게 도달해 사람 중심의 정책이 펼쳐져야 합니다. 마을, 동네 단위에서 시작해 지역사회까지 확대한다면 문화 향유라는 말이 보편화될 것입니다.”
5년째 전주효자문화의집 관장을 맡고 있는 강현정 관장(40)은 “생활 권역의 문화시설간 연계가 필요하다”며 “작은도서관, 복지관, 문화의집 등이 같은 지역에 있지만 서로 뭘 하는지 모를 때가 많고 시민이 종합적인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강 관장은 “동아리에서 시작해 동호회로 발전하며 작은 문화공동체가 많아지고 네트워크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신념은 문화강좌 대신 동아리 중심의 운영 원칙에 반영했다. 현재 일주일 단위로 효자문화의집을 이용하는 동호회는 28개다.
그는 “10년이 넘은 대금 연주 동아리의 경우 좀더 자치적인 조직으로 활동하면서 동호회로 커졌다”며 “1차로 배운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싶은 사람이 자생적 구조를 만드는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동호회 대표자 모임체를 지난 2005년도부터 추진해 다른 동호회에 대한 이해도를 높혀 함께 축제를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5개 문화의집이 모인 전주문화의집협회는 지난 2013년부터 전주시민문화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올 가을에도 이용자의 이야기를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효자문화의집 소속 자스민예술단의 공연도 마찬가지다. 5~10월 삼천에서 동호회가 모여 매달 2차례 무대에 서며 올해 4년차가 된다.
강 관장은 이런 과정에서 기획, 인적 자원, 지원 체계 등을 안내·보완하며, 지속적으로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그는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즐겁게 해 주자를 기치로 수 년간 세뇌에 가까운 설득을 한다”며 “작은 문화공동체가 커가는 모습이 가장 보람되다”고 들려주었다.
강 관장은 지난 2005년부터 문화의집에서 근무했다. 대학에서는 생활체육을 전공해 에어로빅, 레크리에이션 강사 등으로 활동하다 청소년지도사로 들어섰다. 이후 문화의집 프로그램 기획자에서 관장까지 맡게 됐다. 10년간 문화시설에서 매개자의 역할을 한 그가 절실하게 느낀 점은 고용 안정성이었다.
그는 “문화시설의 사람이 자꾸 바뀌면 이용자의 만족도나 향유의 질이 낮아진다”며 “생활체육이나 청소년 분야의 인력은 정부가 육성하는 제도가 있지만 문화 분야는 미약해 아쉽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아마추어 문화예술인의 증가와 조직화로 인한 전문 문화예술인과의 영역 갈등에 대해서는 수평적 구조의 틀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짚었다.
강 관장은 “전문예술인과 생활문화동호회는 분명히 다른 만큼 문화와 예술 영역을 구분해야 하며, 예산 배분은 좀더 고민해야 한다”면서 “생활문화에는 관계를 우선시하는 사람이 참여하고 매개자는 가교 역할을 하며 향유층을 두텁게 해, 결국 이들이 예술을 살찌워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의 꿈은 동네 문화전도사 양성이다.
그는 “동네 모든 문화시설의 정보를 입소문 내는 주민 그룹이 자체적으로 형성되도록 지난 2006년도부터 문화자원봉사단을 시작했다”며 “이들에게 꾸준한 교육을 실시해 문화공동체의 핵심으로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