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100년의 꿈 탄소 ⑤ 전망 및 과제

탄소산업 상용화 '고부가가치 창출'로 주도권 잡자

▲ 지난달 10일 송하진 지사·김승수 시장 등 전북도·전주시 대표단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JEC EUROPE 2015’박람회장을 찾아 업계 관계자로부터 탄소활용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전주를 기반으로 한 전북도의 민선6기 역점 사업인 탄소산업은 미래 지역경제를 책임질 기둥으로 평가받고 있다. 탄소산업은 지난 2003년 전주기계탄소기술원(현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설립된 이후 수많은 기초연구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고기능 탄소섬유를 양산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정부의 지원도 이끌어냈다. 하지만 전북의 탄소산업은 이제 막 첫걸음을 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가격 경쟁력 확보, 탄소제품 표준화, 판로 확대 등 수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탄소산업에 대한 도민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일도 중요하다.

 

△탄소섬유·복합재 표준화가 관건

 

전주시는 탄소산업 상용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는 탄소섬유를 이용한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 생활전반 탄소제품 상용화 및 산업화를 통해 탄소 관련 중소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전주시는 국내 탄소섬유 생산이 본격화된 것과 관련, 세계시장을 겨냥한 전주 명품을 개발·육성하기 위한 카본명품 10걸에 대한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마쳤다.

 

또한 올 상반기 내 100t 규모의 피치계 탄소섬유 파일럿 시설(방사, 안정화, 탄화) 구축을 완료하고 하반기부터는 활성화를 거친 탄소섬유를 이용, 시제품을 생산할 방침이다.

 

하지만 상용화까지 이르는 길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신소재인 탄소소재의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탄소융복합제품 사업화를 위한 인증이 어렵다는 것이 관련 업체들의 하소연이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 및 관련 전문인력 양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도내 한 탄소업체 관계자는 “탄소섬유·복합재의 표준화가 이뤄져야 2차 가공을 통한 제품화가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표준화가 계획대로 추진되고 전문기관들이 적극 나서 지원하게 되면 탄소융복합제품 사업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한·중 FTA에서 중국산 탄소섬유가 국내로 들어올 때 무관세를 적용받는 것과 관련, 도내 탄소업계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과 중국 모두 탄소섬유를 신성장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평등한 관세 책정으로 인해 한국 탄소섬유 시장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주지역 한 탄소업체 관계자는 “전주를 중심으로 한 한국 탄소섬유 산업 및 첨단소재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국가 신성장산업의 기반 약화로 귀결된다”며 “탄소섬유 복합재료 분야에서 현재 타결된 불평등한 관세율을 동등한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한·중 FTA 재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발전전략 수립해야

 

전북도의 역점 사업인 탄소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도민들의 체감이 행정과 상당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전북도가 발표한 ‘2014년 전라북도 사회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도가 미래 성장동력산업으로 추진하는 탄소산업에 대해 도민의 43.6%가 잘 모른다고 응답했다. 도민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탄소산업에 대해 모르고 있다는 것으로 도민들의 체감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해당 자치단체의 탄소산업에 대한 도민 홍보가 부족한 것을 반증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전북 탄소산업 발전전략을 수립, 도민들에게 보다 나은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내 한 탄소업계 관계자는 “탄소밸리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 및 장비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의 국가연구기관 승격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면서 “이런 전반적인 로드맵을 도민들에게 홍보, 탄소산업에 대한 도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중장기 발전전략과 함께 해당 자치단체의 탄소제품 우선구매, 관련 기업 유치, 기술 및 마케팅지원, 판로확대 등도 주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에서 탄소산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과 관련, 카본로드가 주목받고 있다.

 

탄소산업 글로벌 네트워크인 카본로드는 탄소복합재 관련 해외 선진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도내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탄소산업 관련 정책 수립의 초석을 다지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또한 카본로드는 도내 탄소 관련 기업들의 판로 확보·수요 창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끝〉

 

● 전상문 한국탄소융합기술원 입주기업협의회장 "정부·자치단체 관심과 지원 우선돼야 성장"

“탄소산업은 미래 지역경제를 이끌 신성장 산업입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전북 탄소산업이 바로 설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전상문 한국탄소융합기술원 입주기업협의회장은 전북 탄소산업을 지역경제 성장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는 정부 및 자치단체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탄소 소재 표준화를 통한 관련 제품 상용화를 역점 과제로 제시했다.

 

“탄소소재의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도내 업체들이 우수 제품을 생산하고도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상용화가 이뤄져야 관련 기업들이 수익을 낼 수 있고, 이에 따른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가 가능해집니다.”

 

전 회장은 이어 자치단체의 기업 투자유치 및 탄소제품 우선구매 등 행·재정적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아직까지 국내 탄소산업의 기반은 취약합니다. 전북도와 전주시가 나서 지역 탄소업체에서 생산한 탄소제품을 우선구매해 열악한 지역 탄소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