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 후에도 전북은 안전관리 허술

국민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전북 14개 시·군의 지역 안전도가 형편없는 수준이다. 지역 안전도는 1∼10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안전도가 가장 떨어지는 10등급 지자체가 전체의 절반인 7개에 달했다. 10등급을 받은 지자체는 익산시와 김제시, 정읍시, 완주군, 진안군, 순창군, 임실군 등 7개 시군이었다. 9등급은 전주시와 장수군, 7등급은 남원시와 부안군, 6등급은 군산시, 무주군, 고창군이었다. 3등급 이내는커녕 5등급 이내에 드는 시·군이 하나도 없었다.

 

이처럼 한심한 결과가 나온 것은 시·군의 재해예방기능이 허술, 국민안전처의 방재성능 평가(1점 만점)에서 평균 0.443점밖에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순창군의 방재성능은 0.180점에 불과했다. 익산시는 0.240, 김제시와 임실군은 0.250점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방재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전북에는 재해위험지역이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 대상인 붕괴위험 급경사지가 1,120곳에 달하고, 이들 중에서 33개소는 매우 위험한 D등급이다. 재해 위험 저수지도 28개소에 달한다. 지난 3년간 전북에서 상하수도 시설에 의한 지반침하 사고가 7건이었다.

 

자치단체들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잠재적 위험요소들이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언제라도 큰 인적·물적 피해가 우려되는 위험지역이 도내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것이다. 전북지역에서 지난 10년간 시간당 30㎜ 이상 쏟아진 집중호우가 무려 650여차례나 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일선 시군의 대처는 느슨해 보인다. 통상적 관리를 하겠지만, 예를 들어 올해 노후 하수관로 정밀조사 사업을 하겠다고 밝힌 시·군이 전주 등 6개 시·군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매우 위험한 전조 증세다. 엄청난 인명 피해를 낸 세월호 사고를 비롯, 안갯길 자동차 연쇄 추돌사고, 화재사고와 같은 대형 사고가 전북지역에서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안전 불감증이 만연한 상황인데 전북에서 대형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장담은 없다.

 

자치단체장들은 지역 안전도 최하위 현실을 부끄럽게 받아들이고, 제대로 대응 해야 한다. 시설물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안전 관련 예산은 아끼지 말아야 한다. 위험물 취급 기업에서 소규모 일반 사업장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기업 종사자들의 안전교육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쥐구멍이 저수지 둑을 무너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