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분자분 비가 옵니다
마른 땅을 적시고
연둣빛 싹을 틔우고
말라버린 샛강에
겨우내 참았던 이야기로
물길을 엽니다
잊어버린 시간
잃어버린 사람들을 찾아갑니다
△비 오시는 날에 차분해지는 이유를 알겠다. 봄비 소리가 어머니 목소리구나. 잔뜩 주눅 들어있고 얼간이 들어있는 세상을 봄비가 토닥여주면 대지엔 싹이 트고 물길 열리고 소홀했던 사람들이 생각나는구나. 전화라도 넣어야겠다. / 김영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