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경쟁 본격화, 앞서 갈 준비 돼 있나

경쟁탄소산업을 제일 전략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북도에 비상이 걸렸다. 기획재정부가 경북의 탄소사업을 예비 타당성 대상 사업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경쟁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북의 ‘융복합 탄소성형 첨단부품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5000억 원)’에 전북의 ‘메가(MEGA) 탄소밸리 조성사업(5500억 원)’을 합쳐 공동 재기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요컨대 전북도와 경북도의 탄소사업을 광역 협력사업으로 묶어 예비 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기로 한것이다.

 

이에따라 두 자치단체는 1조 500억 원 규모의 탄소사업을 공동 재기획해 이달 말까지 기재부에 제출해야 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6개월 간의 타당성 조사를 벌이면 11월쯤 국가정책사업 확정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이해되지 않는다. 기반이 열악하고 대동소이한 탄소산업을 경북에 또다시 구축하는 것은 예산의 중복 투자 및 효율성 저하를 가져올 게 뻔하기 때문이다.

 

전북은 지난 10년간 탄소밸리 구축사업으로 520여억 원을 들여 171종의 탄소산업 관련 장비를 구축하는 등 어느 정도 기반을 갖추었다. 또 내년부터 2020년까지 5년 간 ‘메가(MEGA) 탄소밸리 구축’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것도 잘 알려진 일이다.

 

그런데 경북도가 이 사업에 뒤늦게 끼어들었고 두 사업은 80% 가량 중복된다. 이런 실정인 데도 갈래를 타야 할 정부는 오히려 출혈경쟁을 부추겼다

 

탄소산업은 지금 공급과잉으로 경쟁력이 취약하다. 우리나라 탄소생산량은 연간 5700톤인데 비해 국내 수요는 2700톤 밖에 안된다. 또 중국의 값싼 공급이 예상되고 있어 탄소산업은 싹도 틔우기 전에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다.

 

이런 마당에 전북도와 경북도가 출혈경쟁하는 구도를 띤다면 정부 예산투자의 비효율성과 탄소산업의 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전북의 탄소산업 선점 효과도 반감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정부 방침이 결정됐기 때문에 이젠 경북에 비해 경쟁우위에 설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하고 연구개발 노력을 부단히 경주해야 할 것이다.

 

향후 탄소산업 경쟁은 불가피하다.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인프라를 착실히 구축하고 연구인력을 확충하는 등 비장한 각오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