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월세 비중 전국 최상위권

임차가구 월세 79.9% / 전국 평균은 62.3% / 팍팍한 서민 삶 더 옥좨

 

최근 들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세입자들이 적잖은 고민을 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B공인중개사(전주시 서신동)는 “최근 들어 금리가 떨어지면서 마땅한 수익처를 찾지 못한 집주인들이 임대수익을 높이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있다”면서 “그로 인해 시장에서는 전세물량이 눈에 띄게 줄어 전세 구하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월세로의 전환은 2∼3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올해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전세의 월세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임차가구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

 

이달 15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4년 주거실태조사’결과, 전국 임차가구 중 월세비중은 지난 2012년 50.5%에서 2014년에는 55%로 4.5p%가 증가했다.

 

특히 전북의 월세비중은 전국 최상위권이었다. 2014년 기준, 전북지역의 월세비중은 79.9%였다. 비교대상인 전국 8개 도(道) 가운데 제주도를 제외하고 제일 높았다. 전북도를 포함한 8개 도지역의 평균치는 71.3%다.

 

이처럼 전북지역 월세비중이 높은 것은 여타 시도에 비해 안정세를 보인 주택가격이 주된 요인중 하나로 꼽힌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북지역의 주택가격은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가 2013년부터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택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함에 따라 전셋값도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렸고, 그런 가운데 은행금리 마저 떨어지게 되자 임대수익을 노린 건물주들이 재빠르게 월세로의 전환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특히 전북지역은 전셋값 상승률이 여타 시도에 비해 낮아 월세 전환 속도가 빠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집 없는 세입자들의 삶만 힘들어지게 됐다.

 

실제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인 전북지역의 전월세전환율은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전환율이 높을수록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진다.

 

지난해말 기준 한국감정원의 ‘지역별 전월세전환율’에 따르면 전북지역 전월세전환율은 9.1%로 전국 평균인 7.7%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