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소년 파르티잔' 감독 아리엘 클레이만 "인간 본성 탐구…관객과 감정 나눌 터"

소년이 바라본 세상 그려 / 호주출신 단편 1편도 상영 / "전주서 과분한 특별 경험"

▲ 아리엘 클레이만 감독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30일 오후 6시 전주종합경기장에서 레드 카펫 행사로 문을 연다. 배우 김동완·임성민 씨의 사회로 진행되는 개막식에 이어 영화 ‘소년 파르티잔’의 상영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한다. 개막작을 만든 호주 출신의 아리엘 클레이만 감독은 올해 모두 2편의 영화로 관객을 만난다. 개막작과 함께 ‘월드 시네마스케이프:스펙트럼’ 단편 부문에서는 <어제보다 깊숙히> 가 상영된다. ‘소년 파르티잔’은 콜롬비아의 소년 암살단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으며, 뱅상 카셀이 악역을 맡았다. 두 영화 모두 폐쇄적인 공간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본성을 다뤘다. 개막작을 중심으로 그의 영화세계를 들어봤다.

 

올 전주국제영화제에 자신의 작품 2편이 상영된다는 사실에 아리엘 클레이만 감독은 “굉장히 영광이다”며 “한국에서, 특히 전주국제영화제에 매우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됐고 과분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국영화에 대해 그는 “역사적으로 매우 풍부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세계영화 시장에서 매우 영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10대 때 본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는 어마어마한 경험이었다”고 전한다.

 

“잔혹하면서도 로맨틱한, 파격적인 작품으로 혼을 쏙 빼놓을 정도였고 영화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개막작 ‘소년 파르티잔’은 지난 1월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시네마 촬영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한 남자가 미혼모들과 아이들을 선동해 자신처럼 세상을 혐오하도록 만든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자란 주인공 알렉산더는 외부와의 접촉을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진실을 파헤친다. 소년과 어른의 경계에 놓여 있는 주인공의 시점에 초점을 맞췄다.

 

클레이만 감독은 “아이도 아닌 어른도 아닌, 바로 그 어중간한 순간을 포착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뉴스 기사에서 영화의 소재를 찾았다.

 

“공동 각본가인 사라 싱글러 씨와 함께 콜롬비아의 소년암살단과 이들을 설득해 살인을 저지르도록 하는 어른들에 대한 소식을 접했습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폭력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지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였습니다. 아이들이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없게 된다면 인류에게는 더 이상 희망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 영화 ‘소년 파르티잔’ 스틸 컷.

그의 영화적 관심사는 바로 인간의 본성이다.

 

그는 “바닥까지 파헤쳐 보았을 때 우리는 결국 어떤 존재인가, 모든 것을 다 벗어 던졌을 때 결국 남게 되는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지, 선한지 악한지 등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내든 결국 결론은 그 쪽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호주의 떠오르는 신예 감독으로 꼽히는 그의 시네마키드 시절에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자리한다.

 

그는 “많은 감독이 롤모델인데 어릴 적 히치콕의 영화를 보았을 때, 처음으로 ‘감독’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겼다”며 “히치콕은 화면을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영화적 흐름을 틀어쥐고 주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영화에 대해 눈을 뜨게 했고 지금 가고 있는 길을 걷게 했다”고 들려주었다.

 

그가 앞으로 만들고 싶은 영화는 관객과 깊은 감정적 교류를 교류하는 작품이다.

 

“장르나 메시지와 상관없이 관객과 감정을 나누는 게 중요합니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