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출신 홍익태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장 "안전하고 행복한 바다 만드는 데 최선 다할 것"

어족자원 풍부한 전북 / 中 어선 불법조업 심각 / 단속 강화로 근절 약속

▲ 지난달 30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만난 홍익태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장. 그는“현장 대응력을 대폭 강화해 안전하고 행복한 바다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익태(55·치안총감)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전북 출신으로는 몇 안되는 차관급 인사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해양경찰이 해체되면서 국민안전처 소속 해양경비안전본부가 탄생했는데 그 총수가 바로 홍익태 본부장이다.

 

국민들의 엄청난 관심과 성원, 또 한편으로는 따가운 시선속에 탄생한 해양경비안전본부를 총괄하는 그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해경안전본부장을 맡으신지 6개월이 돼 가는데 부임당시 소감과 직무를 수행하시면서 느낀 감회를 듣고 싶습니다.

 

“해경안전본부장으로 취임한 작년 11월 19일은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지 7개월이 지난 시점이었지만 ‘희생된 승객’에 대한 미안함과 ‘해경 해체’로 인한 슬픔으로 전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진 상황이었습니다.

 

해양경찰의 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지난 60년 동안 조국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바친 선배님과 동료들의 숭고한 정신, ‘안전하고 행복한 바다’에 대한 전 국민의 기대와 염원을 지키는 것을 30년 공직생활의 마지막 소임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해양안전의 중요성은 제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해경안전본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무엇입니까.

 

“현장 대응력 강화입니다. 그 동안 해경은 바다라는 환경적 특수성으로 안보, 치안, 소방, 환경보전 등 다양한 일을 해왔는데 세월호 사고로 대형 해양재난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던 점이 여실히 드러났으며 이로 인해 해양재난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치안활동에서 구조·안전 중심으로 기능을 전환했고, 현장의 구조·구난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해양안전을 말할 때 세월호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 이 같은 재난 발생 시 어떤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세월호 사고는 어느 한 사람의 잘못으로 일어난 재난이 아니라 사회전반의 문제들이 동시에 발생한 결과입니다. 눈앞의 이익에 눈이 먼 선사의 비양심, 선장과 선원의 무책임함, 그리고 당국의 관리감독 부실과 대형사고에 대한 대응 미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가 세월호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해경 본부는 세월호 사고 후 인명구조 훈련을 강화하는 한편 장비보강 등을 통해 해양재난 대응력을 극대화 시키고 있습니다.

 

중앙재난안전상황실과 해경안전상황센터 시스템을 연계하여 실시간 정보공유 및 지휘체계를 확립하고 있고, 인명구조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민관군 합동훈련을 반복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앙해양특수구조단을 신설하고, 해양재난 골든타임을 한 시간으로 설정하여 초동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올해안으로 동·서해 중앙특수해양구조대 신설을 추진 중 입니다.”

 

-중국어선에 대한 단속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데 구체적인 대책은 무엇입니까.

 

“중국 연안의 오염과 남획으로 어족자원이 고갈되어 중국 어선들은 가깝고 자원이 풍부한 우리 바다에서 조업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허가를 받고 우리나라 수역에서 조업 할 수 있는 중국 어선은 1600척으로 한정돼 있어 무허가 어선들이 주로 야간과 기상불량 등을 틈타 불법조업을 자행하고 있고, 일부 허가어선들도 다획을 위해 허가조건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전북지역의 중국어선 불법조업은 인천과 목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언론의 관심이 덜하지만 풍부한 어족자원 때문에 어청도 인근 해상까지 중국어선이 진출하여 불법조업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북지역의 바다는 전라북도의 약 3.7배(15,844㎢)이며 해경안전본부 관할해역(447,000㎢)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해역에서 군산해경이 지난해 단속한 불법조업 중국어선은 전체 나포척수 (341척) 의 9%인 31척이고 담보금은 35억 원을 부과했습니다.

 

불법조업 중국어선 근절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강력한 단속과 병행하여 중국 정부 스스로 자국 어선들에 대한 교육과 단속을 강화하는 것인만큼 외교부와 해수부 등과 함께 한·중간 외교 회의 시 중국정부의 자체 노력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습니다.”

 

-전북의 안전에 대한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바다는 관심의 대상에서 조금 멀어진 것 같은데, 전북지역은 섬이 많고 갯벌이 넓어 어선은 물론, 여객선 및 유·도선이 많이 운항하고 있는 특성을 갖고 있어 선박과 연안사고 위험이 많은 지역입니다.

 

여객선은 5개 항로 7척, 유람선 6척, 낚시어선 246척, 어선 3200여척 등이 있습니다.

 

일부 관광객의 안이한 안전의식으로 연안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레저활동이나 연안체험 활동자는 각 종 위험요소 등을 수시로 확인하여 사고 발생 시 즉시 신고할 수 있는 대비 태세를 항상 갖춰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전북경찰청을 역임하셨는데 도민에 대해 하시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2012년 지방경찰청장으로 근무한 전라북도는 역사와 전통, 맛과 멋의 고장으로 경찰근무 시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당시 4대악 척결을 위해 현장과 도민 중심의 치안행정을 펼쳤으며 치안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는데 주력한 결과 치안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습니다. 당시 이러한 성과는 전북도민의 관심과 애정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전북청장 시절 열정을 갖고 업무를 수행했던 것처럼 해경 본부장인 지금도 항상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국민이 공감하는 해양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1년 전 위도 인근 해역에서 서해 페리호가 침몰되어 292명이 사망하는 가슴 아픈 사고도 있었습니다. 전북의 안전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도민과 함께 하겠으며, 도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믿음을 줄 수 있도록 현재 직분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속적인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홍익태 본부장은

 

- 탁월한 업무처리 능력에'덕장 스타일'

 

홍익태 해경안전본부장(55·차관급)은 부안 동진이 고향이다.

 

부모를 따라 7살때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서울 중대부고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뒤 1984년 간부후보 32기로 경찰에 입문했다.

 

태국대사관 영사, 서울 노원경찰서장, 인천지방경찰청차장, 전북지방경찰청장, 경찰청차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대체로 빛나는 보직보다는 힘든 보직, 남들이 꺼리는 보직을 맡았으나 그게 훗날 더 큰 행운을 가져다줬다.

 

지난해 그는 3개월만에 잇따라 2단계를 승진, 경찰관으로서는 최고위직인 치안총감에까지 올랐는데 그것 또한 침착한 그의 업무처리 능력이 가져다 준 당연한 결과였다.

 

2006년 태국대사관 주재관(총경) 근무시절 귀국 두 달을 앞두고 발생한 쓰나미 때 홀로 현장을 돌며, 우리 국민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끝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자국민의 시신을 모두 찾아 가족에게 인계한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김문수 국회의원, 반기문 외교부장관 등 쟁쟁한 인사들이 현지에서 동분서주하는 홍익태 주재관을 보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고 한다.

 

그와 함께 근무해 본 사람들은 “부하 직원에게 한 번도 화를 낸 적이 없을 정도로 온화하고 친화력이 좋은 ‘덕장’ 스타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