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결산] 볼 것 늘었지만 시행착오 줄여야

상영작 등 양적 확장…장소 분산 무리수 / 조직 안정화·예산 등 인프라 확보 관건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주영화제)가 지난 9일 막을 내린 가운데 양적 확장에 성과를 거두며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연륜만큼 운영상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인프라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10일 전주영화제 사무처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9일까지 6개 극장 17개관에서 47개국 200편의 영화를 440회차에 걸쳐 상영했다. 지난해 6개 극장 13개관에서 44개국 181편을 331회차로 상영한 것과 비교했을 때 양적인 팽창을 이뤘다.

 

최초 상영인 월드 프리미어는 올해 45편으로 지난해 40편에서 5편이 늘었다.

 

좌석수는 올해 9만8886석으로 지난해 8만1464석에 비해 21%인 1만7422석을 추가했다. 이 가운데 매표한 관객수는 올해 7만5351석으로 지난해 6만8477명에서 약 10%인 6874석이 증가했다.

 

전체 좌석 수의 증가로 좌석점유율은 전년 84.1%, 매진 회차는 214회에서 올해 각각 76.2%, 174회로 떨어졌다.

 

당초 영화제 측은 올해 전주 영화의 거리, CGV전주효자점, 종합경기장 등 이 3곳을 잇는 삼각벨트를 공간을 구축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각 장소가 분산돼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의견이다. 주상영관인 CGV전주효자점과 영화의 거리와의 비중에 차이가 줄어 중심 공간이 마땅하지 않은 채로 분산됐다는 것.

 

야외상영과 부대행사가 이뤄진 종합경기장은 새로운 시도로 호평을 받았지만 주요 상영관이 아닌데다 세부 운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종합경기장의 재개발을 앞두고 전북도와 전주시의 방안이 엇갈린 상황인데다, 내년에도 이용을 기약할 수 없어 무리수였다는 후문이다.

 

도내 영화계 인사 A씨는 “공간의 분산과 일부 프로그램 구성 등은 전체적으로 동력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며 “시민과 함께한다는 의미의 야외상영은 좋지만 부산국제영화제를 따라하지 말고 전주만의 스타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제가 해변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전주종합경기장이 영화제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기획 단계에서부터 고민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장소가 분산되는데다 종합경기장 안에 대규모로 좌석을 배치하면서 개막식이나 시상식 등에서 밀도가 떨어지고 오히려 영화제의 격을 떨어뜨렸으며, 야외상영에서 자막 글씨도 보이지 않는 등의 문제까지 드러냈다.

 

특히 영화제 개막을 보름 앞두고 사무처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해 대외적인 이미지 실추와 사무국의 업무 진행에 혼선을 불러왔다는 전언이다.

 

전주영화제에서 근무했던 B씨는 “곧 20회를 바라보는 전주영화제가 언제까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지 의문이다”며 “물적, 인적 인프라의 확보가 관건이다”고 제시했다.

 

예산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올 영화제는 지난해보다 약 5억 원이 많은 전체 41억 원의 예산으로 치러졌다. 이 가운데 보조금을 제외한 사기업에서 받은 예산은 14억 원 가량이다. 지난해보다 협찬 물량과 금액도 약 3억 원 가량 늘었지만 기존 채무액을 변제하고 매년 새로 발생하는 채무 등을 합하면 올해도 2억여 원의 적자가 전망되고 있다.

 

재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영화의 매매시장 활성화와 ‘전주 프로젝트:삼인삼색’과 같이 직접적인 제작비 지원보다는 펀딩 조성 등이 제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