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해 재수, 삼수까지 한다고 하니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에서 내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오포세대’, 거기에 취업과 희망까지 접은 ‘칠포세대’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말이 잘못된 말도 아닌 것 같다.
베이비 붐 세대가 청년일 때 취업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때는 먹고 살기가 지금보다 훨씬 어려워서 힘들고 봉급이 적은 직장일지라도 받아만 준다면 어디든지 취업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몇몇 좋은 직장을 빼고는 대부분 그렇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요즈음은 옛날보다 훨씬 풍족하고 경제규모도 커졌는데 왜 그럴까. 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기업 등의 화려한 명성이나 돈을 위해 취직하려다보니 그런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며칠 전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근무하는 분 말씀이 800명 중에서 20명을 선발하는 입사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지원자 대부분이 유수한 대학 출신에 높은 토익점수, 화려한 스펙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뽑았느냐고 물으니 열정을 가진 사람을 우선적으로 선발했다고 한다. 과거 화려한 스펙에 중점을 두고 선발해보니 현실에 너무 빨리 안주하고, 조직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집안이 어려워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법원에 들어와 근무하면서 야간대학에 다니고, 승진에 승진을 거듭하여 과장, 국장까지 지낸 분들이 많았다. 그분들은 누구보다 열정이 넘쳐 일도 열심히 하고, 저녁 회식자리나 주말 법원행사에도 거르지 않고 참석하여 분위기를 돋웠다. 승진도 당연히 뒤따랐음은 물론이다.
친한 친구 중에 코스닥에 상장된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친구가 있다. 공고와 공대를 거친 그 친구는 대기업에 가지 않고 조그만 중소기업에 취직을 했다. 사주가 재일교포인데 은사가 추천해서 취업했다고 한다. 처음엔 실망도 했었지만 언젠가 회사를 키워 경영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해외지사도 많이 개척하는 등 열심히 근무한 덕에 임원도 되었고, 회사가 상장까지 되자 사주가 아들 대신 대표이사까지 맡겼다고 한다. 그 친구가 대기업에 취업했다면 지금쯤 임원이나 될 수 있었을까, 아님 벌써 퇴직하여 제2의 직장을 찾고 있지나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젊은이들은 우리 사회의 주인공이다. 젊은이들이 건강해야 그 사회도 튼튼하다. 취업이 안 되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너무 대기업만 고집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지금의 대기업이 20년, 30년 후에도 대기업으로 살아남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장수시대에 접어들면서 직업의 패턴도 많이 변할 것이다.
창업이든 취업이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정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는 도전을 해야 한다. 열정, 적당한 자신감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심을 갖춘다면 언젠가는 역경을 벗어나 성공의 바다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도전이 도전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인내’와 ‘끈기’가 수반되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