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서 미술관으로 탈바꿈한 전시장에서 아시아의 진솔한 모습이 선보인다.
이당미술관은 23일부터 오는 7월19일까지 군산시 구영 6길에 있는 전시장에서 ‘아시아의 원(原)풍경’으로 개관전을 진행한다. 개막식은 23일 오후 3시.
이번 전시는 아시아의 무속신앙을 렌즈에 담았던 고(故) 김수남 사진가(1949~2006)의 대표작을 모았다. 지난 1980~90년대 작업인 ‘아시아 시리즈’와 ‘한국의 굿’ 등 60여점으로 구성했다. 그는 민속신앙을 보존해야 할 전통으로, 아시아적인 가치로, 나아가 인류의 유산으로 조망했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그리움에서 나아가 회복해야 할 본래적 가치를 나타냈다는 해석이다.
그의 사진에는 일본, 중국 남부, 대만,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스리랑카, 미얀마, 인도 북부 등 아시아 곳곳에서 나타난 무속신앙과 민속놀이, 노동의 현장이 담겨 있다. 전국의 굿판을 찾아 기록한 작업에서도 절대적 존재를 부르던 의식을 일상의 풍경으로 불러들였다.
인도 라다크지역의 체추축제에서 악귀의 가면을 쓰고 칼을 든 채 추는 탈춤, 얼굴을 노랗게 칠하고 수술을 흔드는 인도 케랄라주의 굿판, 인도네시아 발 리의 오달란 축제와 장례식 풍경, 미얀마 인레 호수의 고기잡이 모습, 제주도의 신굿 등이 펼쳐진다.
김수남 작가는 국내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제주 출신이지만 처가가 있는 군산과 인연을 맺었고, 이번 전시까지 이어졌다. 1980년대부터 한국의 굿을 촬영한 ‘한국의 굿’ 20권 전집을 출간했으며, 1986년 제13회 ‘오늘의 책’을 수상했다. 2006년 태국 치앙라이에서 촬영 중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