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한교원 주먹질은 내 탓"

"감독이 선수의 심리적 압박감 통제 못해"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이 인천과의 전주 홈경기에서 상대 선수의 얼굴을 가격해 전반 5분만에 퇴장당한 한교원 선수의 폭행이 팀내 주전경쟁에 대한 압박감과 잘 해야한다는 심리적 부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특히 최 감독은 감독으로서 한교원의 심리 상태를 잘 통제하지 못한 데 대한 자신의 탓도 크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베이징에서 만난 최 감독은 먼저 한교원의 보복성 폭행 행위에 평소의 성품으로 보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당시 한교원의 폭력행위를 목격하지 못하고 경기가 끝난 뒤 비디오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며 선수의 보복폭력은 있어서도 안되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못을 박았다.

 

최 감독은 퇴장의 원인에 대해 한교원 선수가 폭력행위 직전 단순히 박대한 선수가 먼저 손으로 얼굴을 쳤기 때문에 즉각적인 보복행위가 일어난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최 감독에 따르면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교원이 상당히 기분이 들뜬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한교원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려는 의욕이 넘쳤다는 것. 게다가 올 초 다시 영입한 브라질 용병 에닝요와의 포지션 경쟁이 평정심을 잃는데 한 몫을 했다는 추론이다. 그러면서 최 감독은 이 같은 한교원의 심리상태를 파악했으면서도 이를 제어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최 감독은 “1위팀은 지저분한 경기도 극복해야 한다. 따라서 때리면 맞아라, 그 게 이기는 것이다. 판단은 심판이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던 평소 교육이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 감독은 구단의 최대 벌금액인 2000만원과 함께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이라는 최고의 중징계를 내렸다는 설명이다. 팀의 핵심전력인 한교원에게 26일로 예정된 베이징 궈안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출전을 정지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 감독은 한교원으로부터 폭행의 동기와 배경 등을 아직 듣지 않은 채 ‘잘 쉬고 있으라’며 다독이기만 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성인이 된 선수들에게 일일이 잔소리를 하는 것보다 스스로 느끼고 깨닫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게 최 감독의 설명이다.

 

최 감독은 “전북이 1위 팀이라는 점과 국가대표로 선발된 한교원의 지명도 때문에 파문이 더욱 커지고 연맹의 징계 수위도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일부에서 은퇴 운운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최 감독은 “실수를 통해 다시 성장할 수 있지만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말로 실의에 빠져있을 한교원의 재기를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