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 밀접 노출자로 분류돼 서울에서 자가격리중이던 A씨(63·여)는 지난 2일 오전 일행 10여명과 함께 버스를 타고 고창의 한 골프장으로 이동, 뒤늦게 보건당국과 경찰에 의해 신병이 파악돼 오후 10시께 다시 서울로 이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여성은 어떠한 제지도 받지 않고 시·도 경계를 넘어 수 시간 동안 자유롭게 움직인 셈이다.
1차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은 상태였고 발열 등 감염증상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A씨의 사례에서 나타났듯이 개인의 돌발행동을 막을 수 없는 ‘자가격리 조치’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다.
전북 보건당국에 따르면 3일 정오를 기준으로 도내 메르스 관찰 대상은 총 22명. 이 중 능동 감시 대상 11명을 제외한 메르스 밀접 접촉자 11명 중 병원 격리 대상은 4명, 자가격리 대상은 7명이다.
메르스 의심증상을 보여 전주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았던 60대 남성 B씨가 2차 검사에서도 음성판정을 받으면서 B씨와 접촉했던 인원에 대해 격리 및 관찰조치가 해제됐기 때문에 2일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다. 현재 보건당국은 하루 2차례 이상의 전화 통화 혹은 직원 방문을 통해 자가격리대상의 위치와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 외에는 특별한 관리감독이 이루어지지 않아 보건당국에 의해 주거지 이탈 사실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누구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맹점을 드러내면서 시민들은 불안과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고창의 한 골프장 관계자는 “오늘만해도 벌써 10개의 예약이 잇달아 취소되는 등 손님들이 뚝 끊겨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주변 골프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보건당국은 이런 일이 일어날 때까지 왜 내버려뒀는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