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안에 (경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를 매듭짓겠다. 경찰은 1차 수사기관, 검찰은 2차 보완적 수사기관으로 가는 게 합리적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 처리를 보면 그간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지지하는 이들조차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고 있다. 수사권 독립을 요구하기에 앞서 전문화된 수사력을 갖추는 것이 먼저라는 뼈있는 일침이다.
최근 익산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의 하나가 지난 상반기 정기인사 단행에 앞서 시행된 익산시 승진 서열부 조작 의혹과 관련한 익산경찰의 수사결과다. 공무원들의 근무성적평정(이하 근평)은 승진 등 인사를 위해 매겨지는 일종의 점수로, 승진 등 인사 향배를 결정 짓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2월 익산경찰이 익산시의 상반기 인사 과정에서 승진서열부가 조작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 착수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익산사회가 크게 술렁거렸다.
나아가, 지난 3월 17일에는 익산경찰이 익산시청 부시장실을 비롯해 국장실과 시청 외부에 마련된 인사작업실 등에 대한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에 나서 인사관련 서류 일체를 확보해 가면서 그간 제기된 의혹의 실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역사회 관심과 이목이 온통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익산경찰의 수사가 부지하세월이다. 수사 착수에 나선지 어느덧 4개월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경찰서 담장 너머로 들려오는 얘기는 아직도 수사중이란 말 뿐이다.
익산경찰의 수사 능력이 겨우 이 정도인지 그저 말문이 막힌다.
애초에 수사 의지가 약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건을 대하는 익산경찰의 잣대가 정치적 상황에 따라 고무줄처럼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는 말까지 들린다.
살아있는 권력이 지금 도마 위에 올라 있으니 몸을 사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경찰이 그간 머뭇거리는 사이 사건이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게 하면서 경찰을 바라보는 시선이 사실 그다지 곱지 않다.
일각에선 경찰의 수사력 한계를 꼬집는다.
분명 이번 사건은 익산경찰이 시민들로부터 얼마나 불신을 떨쳐버리고 신뢰를 받을 수 있을지 시험대가 돼 있는것 같다. 익산시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사회 관심과 이목이 익산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잔뜩 쏠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주변만 맴도는것 같기에 하는 말이다.
혹여 여론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려 그냥 뭉개겠다는 의도는 아니겠지.
정말 가당치도 않은 상상을 해보면서 이게 그런 식으로 어물쩍 넘어갈 문제인가 재차 되짚어 본다.
공직사회에 있어 초미의 관심사이자 가장 민감한 부분으로 알려진 근평이 일정한 원칙과 기준없이 행해지는 등 조작된것이 사실이었던지 아니면 한낱 소문에 불과한 의혹에 그치고 있는지 하루 빨리 결론이 나야 한다.
공직사회 안정이 곧 지역사회 안정이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익산경찰의 신속한 수사결과 발표를 거듭 촉구하면서 경찰과 검찰의 수사 차이가 수사력이 모자라서인지 의지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둘 다에 해당하는지는 경찰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그 누구가 아니라 시민의 눈치를 살피는 게 진정한 익산경찰로 거듭나는 지름길이며 익산경찰의 존재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