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대비해야

▲ 전정희 국회의원
다음달 3일부터 5일까지 전북도민을 비롯한 우리 국민들의 눈과 귀는 독일 본(Bonn)으로 향할 것이다. 익산지역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이 포함된 백제역사유적지구에 대한 유네스코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의 등재 심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다음달 백제역사유적지구 심사

 

현재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우리나라 문화유산 10건과 자연유산 1건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하였고, 익산을 포함한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올해 우리나라 12번째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전 세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우리는 이를 계기로 백제고도 관광을 포함한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

 

공주나 부여는 도시화 과정에서 유적들이 많이 훼손된 것에 비하면 익산은 유적의 보존 상태와 주변 자연환경이 월등하다.

 

그럼에도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과정에서 익산이 소외되고 공주와 부여의 들러리를 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뭘까.

 

문화재청과 전북도는 이런 비판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문화재위원회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성공을 위해 개별 지방자치단체 차원이 아니라, 백제역사유적지구로 통합하여 등재를 신청했다.

 

그렇다면 등재 성공을 위한 홍보나 그 성과에 대해서도 공유하고 힘을 합해야 할 것이다.

 

공주와 부여가 속한 충남도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해 관광과 문화를 결합한 종합계획을 추진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전북도는 너무 조용한 행보를 하고 있다. 아니 이번 백제역사유적지구에서 익산은 빠져있는 느낌마저 든다.

 

전북도가 익산의 자랑스러운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전북도가 충남도와 경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백제역사유적지구라는 통합적 문화유산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이를 기반으로 역사문화도시에 대한 비전을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전북도는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해 명확한 답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필자는 백제역사유적지구에서 익산의 존재감을 높이고, 이와 연계한 전북의 문화·관광 산업 발전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국립 익산문화재연구소 유치 필요

 

첫째, 백제역사유적지구 통합관리 기구에 대한 전북도의 역할을 명확히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이번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익산지역 중심으로 남아 있는 백제유적들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확장등재를 다시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립익산문화재연구소를 독립적으로 유치해야 할 것이다.

 

셋째, 세계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전북의 다양한 관광자원과 연계하는 종합적인 문화·관광산업 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끝으로 이번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통해 전북도민들의 자긍심과 고도(古都) 역사문화자원을 통합하여 전라북도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워내는 치밀한 전략이 수립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