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희 시인(61)이 첫 시집 <눈빛의 파랑> (이랑과이삭)을 출간했다. 그는 모두 4부로 나눠 64편의 시를 담았다. 지난 5년간 계절, 자아 성찰, 가족사, 종교적 신념, 장애우 등을 소재로 그가 습작했던 작품을 모았다. 눈빛의>
이번 시집은 환갑을 맞은 기념품이기도 하다. 그는 “환갑은 자기의 삶을 정리하고 돌아보는 시간으로 인생의 한 매듭을 짓는 의식으로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부족하고 모자란 자신의 모습과 다른, 완성된 존재인 자연을 주요 소재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파도’의 포말의 경우 ‘내 곁으로 오는 것만으로도/가슴 가득 꽃이 흐드러져/가누지 못하던 너의 마음’이었다. 올랐다 사그라드는 물거품은 ‘나를 갖고 싶어 터질 것 같은 너의 가슴/받아 안지 못하고/가슴만 내어줄 수 있을 뿐…//네가 건넨 말 한 마디도/의미를 달고 내개 다가오고/표정 하나 놓치지 못해 죽을 만큼/욕심나는 사랑이지만/어쩌지 못해 부서져야 하는 사랑’이다.
그의 시선은 자연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 향한 눈길이 두드러진다. ‘기쁨에게 주는 소리’는 ‘아홉 살 준구, 처음으로/혼자서 바지 내리고 앉아 내놓은 똥 떨어지는 소리가/맑고 기쁜 소리이듯 준수(俊秀)한 준수가/겹쳐 쓰는 저 혼자만의 문장을 해독/오늘 수영장에 가고 싶고/자장면을 먹고 싶다는 걸’ 알아차리는 소리다. 또한 ‘말 못하는 지영이가 갑자기 먼 하늘 바라보다 엉엉 울어버릴 때/군인 간 오빠 생각이 나서 울었다는 걸/눈치 채고 위로하는 것 또한 기쁜 일//지체 부자유 서영이 곁에 누워/글 모르는 승근이가 그림 동화책을/제멋대로 지어 읽어주는 모습을 보는 것’도 ‘맑고 환한 날의 더 없는 기쁨,’이다.
이는 그가 지난 1999년~2009년까지 스리랑카에 거주하며 마더 테레사 수녀가 설립한 ‘사랑의 선교회’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경험이 바탕이 됐다. 귀국 뒤 2011~2014년 경기 용인 강남학교에서 장애아의 교사로 이를 이어갔다.
이 시집에 평설을 쓴 이운룡 시인은 이숙희 시인을 두고 ‘세월이 시를 쓰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이운룡 시인은 “자연의 변화 앞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자아 성찰의 모습을 진지하게 전개시켜 시 품격을 격상하고 있다”며 “숙성된 내면의 시적 표상과 첨예한 투시 안목, 언어의 절묘한 함축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이숙희 시인은 완주 출신으로 2010년 <표현> 지에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13일 오후 6시 전주 한옥마을 인근의 호텔 르윈 1층 백제홀에서 첫 시집의 출판기념회를 연다.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