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왔는지…. 그동안 정부는 무얼 했고, 대통령은 어떻게 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1년 전 우리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를 생생히 목도했다. 꽃다운 우리의 아들 딸들이 바닷물 속에 생매장되면서 안전 대한민국도 침몰했다. 그래서 안전한 나라, 행복한 국민을 만들겠다며 지난해 11월 국민안전처를 새로 출범시켰다.
그러나 달라진 게 없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다.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초동 대처가 얼마나 중차대한지, 골든타임이 왜 중요한지 절감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정부는 공공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말았다. 국가의 보건 방역망이 뻥 뚫린 것이다. 해외 언론들도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 문제와 정부 관료들의 대응 능력, 자치단체장과의 엇박자 등 많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합동평가단도 보건당국에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메르스 초기 대처에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평택성모병원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15일이 지난 뒤에서야 이를 공개했고 2차 확산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도 10일이 지나서야 공개됨에 따라 메르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말았다. 이제 관건은 지역사회 감염 여부다. 4차 감염자가 나온 마당에 만약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된다면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9월 치사율이 60%에 달하는 에볼라 환자가 발생 때 공항의 방역 시스템과 병원의 오진 등 초기 대응에 실패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하지만 중앙 정부와 연방기관, 주 정부와 의료기관 등이 국가차원의 일원화된 방역 가이드라인을 긴급 전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총괄 책임자인 에볼라차르를 임명하고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질병 통제에 나선 결과, 미국 내 감염자 4명을 포함해 에볼라 환자 11명 중 첫 발병자와 치료를 위해 미국에 들어 온 의사 등 2명만 숨지고 나머지 9명은 살아서 병원 문을 나왔다. 메르스 환자 발생 15일이 지나서야 첫 민관합동 긴급 회의를 연 우리 정부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안전한 대한민국, 이제는 말로만 읊퍼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