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업장에서 벌어진 극심한 노노갈등 속에서 피해를 보게 된 직원이 극단적 선택에 나서 안타까움을 더해 주고 있다.
19일 익산시에 따르면 시의 재활용품 선별사업장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행복나누미에서 근무하던 조모씨(61)가 지난 12일 음독을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3일 끝내 숨을 거뒀다.
평생 버스운전을 하다가 퇴직 후 이곳으로 직장을 옮겨 운전원으로 일해온 조씨는 회사에선 맏형으로 불리며 직원들 모두가 잘 따르던 선임이었다.
그렇게 가족 같던 분위기속에서 일해온 직원들이 2년전 노조를 결성하면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으로 나뉘었다.전체 80여명 중 50여명이 한국노총, 20여명이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지난해 파업을 벌인 민주노총에 한국노총 직원들은 동참하지 않았고, 올해에도 민주노총에 가입한 직원만 시청 앞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농성장소를 시청 앞에서 회사 앞으로 옮긴 민주노총 가입 직원들은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감시해 왔다고 한국노총 소속 직원들은 말한다.
한국노총 소속이었던 조씨는 맏형으로서 상당히 힘든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에는 숙취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아침에 운전대를 잡았다가 회사내에서 후배 차량과 접촉사고를 내기도 했다.
이 접촉사고는 경찰 사고접수로 이어졌고, 조씨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가 나와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조씨는 자신을 따르던 후배들이 다투는 모습을 보며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데 따른 자책에 힘들어했고, 갈등의 연장선에서 자신까지 피해를 보게 된 것에 큰 상처를 받아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다.
조씨의 부인은 “음독을 하는 날까지 회사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하지 않았지만 힘든 모습을 보였었다”며 “이렇게 만든 직원들이 정말 원망스럽기만 하다”고 오열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회사와의 문제를 직원들로 확산시키고 결국 후배들이 잘 따르던 형님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했다”면서 “우선 유족들과 함께 민주노총 직원들의 사죄를 받아내겠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회사차원에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