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독(愼獨)

갈수록 공직자들한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 예전에는 공직자들이 박봉에 힘들었다. 하지만 DJ정부가 들어서면서 공직자들에 대한 처우가 많이 개선됐다. 대학생들이 공무원 되는 게 꿈이다. 각 대학 도서관들은 공무원 되기 위한 수험생들로 넘쳐난다. 경쟁률도 만만치 않다. 연봉도 연봉이지만 신분이 안정돼 있다는 게 매력이다. 기업은 걸핏하면 구조조정이다해서 자리를 없애지만 공무원은 그렇지가 않다. 노조까지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 아직도 철밥통이란 소리를 듣는다.

 

우리나라는 가히 행정국가를 방불케 할 정도로 공무원의 힘이 세다. 법치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에 더 그렇다. 공무원들은 갑으로서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민원인 쪽에서 보면 우월적 위치에 있다. 수평적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선거직들이나 선거 때 표 달라고 구걸하지 일반 공무원들은 신상변동이 없어 별로 눈치도 안본다. 노조 때문에 공직사회문화가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지만 지금은 상사가 부당한 지시를 했다가는 살아 남을 수 없다. 좋은 세월 다 갔다고 말한다. 그 만큼 권리와 의무관계가 제대로 정착됐다는 말이다. 수직적이면서도 수평적 관계를 이뤄 나간다.

 

지금 우리사회는 공직자들한테 도덕성과 청렴의식을 함께 요구한다. 그 이유는 인력과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사용해서 국가발전을 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얼간이 같은 공직자가 있다. 공무원은 자신만 잘 하는 것으로 끝날 순 없다. 주변까지도 잘 관리를 해야 한다. 선출직공무원은 더 그렇다. 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도내서도 단체장 부인들이 승진시켜준다, 취직시켜준다, 민원을 잘 해결해주겠다면서 돈 받아 먹다가 구속된 경우가 있었다. 원래 힘 있는 곳에 부나방들이 몰린다. 단체장 주변에는 선거 때 도움 준 사람들로 붐빈다. 자연히 부창부수라 했듯이 치맛바람도 일게 돼 있다. 원래 등잔 밑이 어둡듯 부인의 비리를 남편에게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 곪아 터진후에야 안 경우가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 했다. 공직자는 수신이 으뜸이다. 수신(修身)은 신독(愼獨)과 같다. 신독은 대학과 중용에 나와 있는 말로서 혼자 있어도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라 했다. 독립불참영 독침불괴금(獨立弗慙影 獨寢不愧衾) 혼자 있을 때에도 그림자한테 부끄러움이 없고, 혼자 잘 때 이불한테도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말을 선비들은 금과옥조로 삼았다. 순창군수 부인이 취직시켜준다고 속여 큰 돈을 받은 혐의로 영어의 몸이 되었다. 감사원 출신인 군수 남편은 수신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