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함열 출신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올 여름 안정적 전력 공급…'원전 안전' 최선 다할 것"

▲ 지난 17일 서울 강남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에서 만난 익산 함열출신의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국내 원전 활용에 대한 구상 및 국제사회에서의 역할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전북출신 조석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오는 10월 WANO(세계원전사업자협회) 협회장을 맡아 앞으로 2년간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원전의 안전성 강화를 위한 주요 정책 결정과정을 주도하게 됐다. 조 사장은 특히 오는 2017년 1000여명의 세계원자력산업계 리더들이 참석하는 최고의결기구인 WANO 격년총회를 유치하는 등 한껏 성가를 구가하고 있다. 이에따라 전북일보는 지난 17일 서울 강남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에서 조석 회장을 만나 향후 국내 원전 활용에 대한 구상 및 국제사회에서의 역할 등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2013년 9월부터 한수원 사장을 맡아 이끌고 계신데 느낀 소감을 부탁합니다.

 

“올해는 건설원전과 관련한 굵직한 이슈들이 많이 있습니다. 당장 7월에 상업운전을 목표로 현재 신월성2호기가 시운전중인데 이는 설비용량 100만kW급 원전으로, 올 여름 전력수급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고리 3,4호기의 운영허가 취득과 신한울 1,2호기 건설을 추진중입니다. 앞으로 운영하게 될 원전이 늘어나는만큼 발전소의 안전운전, 엔지니어링 역량강화, 새로운 구매제도(SCM)를 통한 지속가능 성장을 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더불어 직원들의 인적 역량을 강화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할 것입니다. 취임 당시 시험성적서 위조 문제로 원전 3기가 중단된 상태였고, 잇따른 악재들로 임직원들의 사기는 땅으로 추락해있었습니다. 그래서 취임이 결정된 순간부터는 오로지 ‘한수원 정상화’에 대한 생각으로 일해왔습니다.그 결과 2013년 75.47%였던 원전 이용률은 84.99%로 높아졌고, 한수원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 5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원자력발전량은 어느 정도 성장했고,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1978년 고리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37년여 만에 국내 원전에서 생산한 전력 누적량이 지난 4월 3조kWh를 달성했습니다. 3조kWh는 우리나라 전체가 6년 이상, 서울시는 무려 65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며, KTX로 서울과 부산을 약 1억1500만번 왕복할 수 있는 양입니다. 국내 전력사용량 1위인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545년 동안이나 가동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는 23기에 설비용량은 2,100만kW입니다. 2024년까지 원전의 설비용량을 3600만kW(36GW)까지 늘릴 계획입니다.2035년까지 원전비중을 29% 수준으로 결정했고 그에 따라 총 4300만kW(43GW)의 설비를 확보해야 합니다.”

 

-원전에 대한 시민들의 두려움, 특히 사이버보안 대책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습니다.

 

“원전은 기본적으로 안전과 보안에 대한 의식이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원전 제어시스템은 직원들이 사용하는 업무망과 완벽히 분리된 독립적인 시스템이기 때문에 사이버공격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원전기술 보호를 위해 기술자료 및 도면, 절차서 등 중요자산에 대한 전체 라이프사이클별 관리 및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고 출력물 생성 사용자 인증, 기록 저장 및 모니터링을 통해 모든 기술정보에 대한 관리지침을 제정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현상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이 또한 국민들을 제대로 이해시키고, 설득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최근들어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지 않습니까.

 

“전 세계적 에너지 수요 증가와 기존 원전의 노후화로 세계의 신규원전 건설은 지속적으로 추진될 전망입니다. 이에 한수원은 정부 및 한전과 보조를 맞춰 베트남, 이집트 등 원전 최초 도입국 뿐 아니라, 체코 등 유럽국 대상으로도 원전수주를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신규 원전 발주국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높은 수준의 원전 안전성을 요구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한수원은 이중격납건물, 다중안전설비 등을 적용한 유럽 원전 설계요건을 충족하는 원전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후쿠시마 후속대책을 가장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만큼 안전성 차원에서 세계 어느나라의 원전보다도 우수하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해외 원전수출은 결국 국내 원전의 안정적 운영이 밑받침이 되어야 가능하다고 생각되는바, 안전 최우선 원전 운영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일부에서 원자력 마피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특수 분야인 원자력의 특성상 ‘원자력 순혈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취임 이후부터 외부인사를 대규모로 영입했으며, 특히 한수원 사상 최초의 여성 고위간부를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인사혁신을 추진했습니다.”

 

-도민들에게 있어 ‘한수원’하면 부안 폐기장 문제가 먼저 떠오릅니다.

 

“정부나 한수원에 있어 원전 기본 방침은 주민들이 원하지 않으면 않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족한 정보나 근거없는 논리에 바탕을 두고 주민들이 잘못된 판단을 한다면 이 또한 저희들의 책임입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주민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이제 곧 한수원 본사가 경주 지역으로 이전하게 되는데, 도민들께서도 저희들을 믿어주시고, 밤낮없이 해외 진출을 위해 노력하는 것에 대해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조석 사장은] 방폐장 부지 선정 주민투표 첫 도입·원칙 중시 관료인

 

조석((58)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지난 2013년 9월, 제 7대 사장으로 부임한 이래 새로운 조직 및 문화 혁신을 통한 재도약을 이끌고 있다.

 

익산 함열에서 태어난 그는 함열초를 다니다 전주동초로 전학, 이후 전주동중과 전주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행정 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 산업자원부 원전 기획 단장과 에너지 정책기획관, 지식 경제부 산업 경제 정책관, 성장 동력 실장, 제2 차관을 역임한 에너지 분야 전문가이다.

 

미주리 주립대 경제학 석사, 경희대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일찌감치 능력을 인정받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냈으며, 산업자원부 원전사업기획단장을 재임중 홍조근정훈장을 받기도 했다.

 

19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대형 국책사업인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부지 선정을 위해 최초로 주민투표 방식을 도입하는 제안을 도입,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군산이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으나 결국 더 많은 주민들이 찬성한 경주에 방폐장 부지가 이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식경제부 에너지정책기획관 재직시에는 에너지 기본법 제정 및 국가 에너지위원회 발족 등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 한국형 산업단지 모델을 개발도상국으로 전파하기 위해 해외 부문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한 것도 당시로서는 참신한 시도였다.

 

지식경제부 제2차관을 지낸뒤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으로 발탁됐다.

 

‘전형적인 행정관료’라는 말을 들을만큼 원칙주의자이나, 선후배와의 두터운 인간관계도 중시한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