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 부실"

지역 공연계 "조명·음향·분장실 개선을" / 전당 관계자 "예산삭감·인원감축, 발목"

전주의 대표적 문화공간으로 최근 개관한 한국전통문화전당의 일부 공연시설이 함량미달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의 시설문제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 박혜숙 시의원이 전주시의회에서 문제를 제기한 후 일부 시설은 개선됐으나, 공연장을 이용했던 관계자들은 조명과 음향·분장실 등에서 여전히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도내 한 극단 연출자인 A씨는 조명설비와 객석 위치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무대와 객석 쪽의 조명이 너무 천장 쪽에 달려있어서 무대에 서 있는 배우 얼굴에 그림자가 많이 진다” 며 “객석 뒤쪽에서 무대 쪽으로 비춰줄 수 있는 조명시설이 있어야 인물이 잘 두드러질 수 있는데 전통문화전당은 그런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 옆의 객석이 무대 바깥쪽으로 치우쳐져 관객이 공연을 제대로 볼 수 없다” 며 “객석보다 무대도 높아서 앞 쪽에 앉아있는 관객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극단 단원인 B씨는 “무대 양 옆에 배우들이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며 “배우들의 준비하는 과정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노출돼 극의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명실까지 통유리로 막혀있어서 무대에서 나는 소리가 잘 전달이 안 돼 엔지니어가 극 이야기에 따라 조명을 변화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무용단과 국악계 관계자들도 의견을 같이 한다. 무용단 대표인 C씨는 “공연용 무대가 아니라 세미나나 회의를 위한 공간 같다”며 “조명·음향 등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불편하다”고 말했다. 국악단 관계자 D씨는 “공연장을 만들때부터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해서 배우들의 무대 동선과 소리, 조명 등 모든 것들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제대로 지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한국전통문화전당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문제가 제기돼 3억5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조명과 음향부분을 상당부분 보완했다”며 “올해도 여러가지 개선사항을 포함해 40여가지의 제안사항을 올렸지만, 예산삭감과 인원감축 때문에 문제를 한 번에 다 해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