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중앙위원회가 20일 사무총장직을 폐지하는 혁신안을 의결함에 따라 최재성 사무총장이 취임 한 달도 안돼 퇴임했다. 새정치연합 사상 최단명이다.
그의 인선이 계파 갈등의 뇌관으로 부상할 만큼 우여곡절 끝에 사무총장 자리에 앉았지만, 업무에 제대로 착수하기도 전에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최 사무총장은 신설되는 총무본부장·조직본부장 후임 인선이 결정될 때까지 인수인계 준비 등을 하며 신변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최 사무총장이 처음 사무총장 물망에 오른 것은 6월 초순이다.
4·29 재·보궐선거 참패 후 문재인 대표는 김상곤 혁신위원장을 추대해 당의 혁신을 맡기고, 당직개편을 통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문 대표는 당직 인선의 키워드로 ‘혁신’을 부각시키려 했고, 혁신담론을 이끈 사무총장을 낙점했다. 최 사무총장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는 점도 반대파 설득의 명분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낙점 소식이 전해지자 최 사무총장은 단숨에 계파 갈등의 ‘핵’으로 떠올랐다.
비주류 측에서는 범주류인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최 의원이 공천을 좌우해선 안 된다며 반대했다.
여기에 문 대표가 끝내 최 사무총장 인선을 강행하자, 비주류인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무를 거부하는 등 진통이 계속됐다.
결국 혁신위는 사무총장직에 지나친 권한이 몰려 분란의 불씨가 된다면서 8일 사무총장직을 폐지하는 혁신안을 내놨고, 이날 중앙위에서 통과됐다.
최 사무총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그동안 저는 합리적, 논리적인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든, 김한길 전 대표든 최재성이 뭐든 잘하는데 못 도와줘 미안하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이번 논란을 거치며 독단적·비논리적이고 불공정한 모습으로 비쳐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 자신이 배심원제를 도입해 ‘공천학살’을 했다는 주장이나, 최근 논란이 된 동료의원 폭행 관련 문자메시지 등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이제 왜곡된 이미지를 벗기고, 사무총장 이전의 제 모습으로 돌려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