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국악 오케스트라' 장수서 행복한 예술나눔 공연] 온기 품은 연주, 어르신 심금 울렸다

전북도립국악원 공연 기획 / 어린이·청소년 단원들 무용·판소리 등 선보여

▲ 지난 28일 오전 10시 장수군 번암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여름을 여는 국악콘서트 락’공연에서 ‘바람꽃 국악 오케스트라’단원들이 연주를 하고 있다.

“어이구 전부 우리 손자, 손녀들 같아. 애 많이 썼어”

 

국악판 엘 시스테마(EL Sistema) ‘바람꽃 국악 오케스트라’의 어린이와 청소년 단원들이 시골 어르신들의 심금을 울렸다.

 

또 오케스트라가 결성돼 활동할 수 있기까지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받은 관심을 농촌 어르신들을 위해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단원들의 감흥은 남달랐다.

 

28일 오전 10시 장수군 번암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장수군 번암면 어르신을 위한 아동들의 예술나눔 공연 ‘여름을 여는 국악콘서트 락’은 사랑과 웃음의 온기를 가득 품은 채 마무리됐다.

 

연주가 끝난 후 관객들과 단원들 사이에는 반가움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이날 초청받았던 번암지역 주민과 어르신들은 연주회를 끝마치고 주민자체센터를 나가는 단원들에게 “수고 많았다”, “준비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누”, “노인네를 즐겁게 해줘서 감사하다” 등의 말을 하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박수자 씨(72·여)는 “사물놀이의 리듬과 국악이 어우러지니 절로 신이 났다” 며 “이 학생들이 3개월에 1번씩이라도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박 씨는 “판소리 흥부가를 할 때, 흥부와 놀부분장을 한 단원들이 나와서 퍼포먼스를 선보이면 공연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바람꽃 오케스트라가 보여준 연주 역시 수준급이었다.

 

단원들은 1시간여 동안 창작무용과 판소리, 국악관현악, 국악가요 등을 선보였다. 가야금, 아쟁, 거문고등의 현악기를 능숙하게 켜고, 모듬북, 징, 꽹가리, 장구 등의 타악기 등을 신명나게 두드리며, 조화롭고 경쾌한 연주를 펼쳐냈다. 특히 사물놀이를 위한 국악관현악 ‘신모듬’에서 장구와 북, 징, 꽹과리를 치는 남학생 4명의 열정적인 연주는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국악관현악 “아리랑접속곡”을 연주에서는, 곡 중간에 대금, 피리 솔로를 하는 단원들이 ‘슬픔과 한의 정서’를 표현해내고 싶어하는 의지가 엿보였다. 관객들은 이들이 펼치는 슬픈 가락에 숨을 멈추고 지켜봤다.

 

공연이 끝난 후 객석에서는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져 나왔다.

 

공연을 무사히 끝마친 아이들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대기실에 가서 단원들은 성공적인 공연을 만들어낸 것에 대해 기쁨을 함께 나눴다.

 

구슬픈 피리연주를 선보였던 김동현 군(13)은 “원해서 하는 활동이라 최선을 다해서 연습했다” 며 “피리가 나하고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휘를 담당했던 박지중 씨(47)는 “훌륭한 공연을 이끌어낸 아이들이 자랑스럽다. 열심히 연습한 결과다”며 “공연을 2달 정도 앞두고 1주일에 세 네번정도 모여 2시간씩 연습했다”고 말했다.

 

이 공연을 기획·연출한 전라북도립국악원의 김종균 공연기획담당은 “공연이 끝난 후 아이들이 제대로 해냈다는 생각에 울컥했다”며 “이 친구들이 이런 공연들을 통해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