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영화동, 문화 예술로 조명

이당미술관 첫 기획전 '수상한 목욕탕' 내달 1일부터 레지던시 입주작가 전시회 / 옛 건물 역사 돌아보며 다큐멘터리 상영도

▲ 옛 목욕탕 건물 리모델링한‘군산 이당미술관’.

영화동을 포함한 군산 원도심 지역은 일제강점기와 전후 미군 주둔 등의 우리 근대사의 굴곡을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최근 관광객 증가와 함께 도시재생의 정책적 요구와 맞물려 ‘시간여행거리’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이야기의 층위를 다각도로 반영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군산 이당미술관이 그 틈새를 문화에서 찾는 방안으로 영화동의 시공간을 다각화하는 전시와 문화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영화동 문화재생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건 이 기획은 매년 다양한 시선으로 영화동을 새롭게 조명하는 작업이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수상한 목욕탕’(8월1일부터 10월 11일까지). 영화동 소재 이당미술관 자체가 옛 목욕탕 건물을 리모델링한 데서 출발했다. 2008년까지 동네 목욕탕 겸 여관이었던 ‘영화장’은 40년 넘게 영화동 주민들의 몸과 마음을 씻는 곳이었다. 그 역사 만큼이나 이곳을 거쳐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겹겹이 쌓인 곳이기도 하다. 올 초 리모델링을 통해 영화장 목욕탕은 미술관으로, 여관은 창작스튜디오로 거듭났다.

 

‘수상한 목욕탕’전 기획은 이런 영화동의 역사를 돌아보며, 영화동에 새로운 문화가 싹트길 바라는 기대를 담고 미술관이 첫 발을 딛는 자리다.

 

전시에는 5명의 이당미술관 입주 레지던시 작가와 군산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 11명이 참여, 한국화·서양화·사진·혼합 장르에 걸쳐 40여점을 풀어놓는다.

▲ 고나영 作 영화동·정태균 作 수상한 목욕탕(왼쪽부터).

미술관 측은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개어귀에서처럼,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물이 만나는 곳에서 새로운 흐름이 일어난다”며, “군산의 사람, 그리고 군산을 찾는 사람들의 서로 다른 특성이 만나 이당미술관과 함께 군산 영화동에 새로운 흐름이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당미술관은 1일 오후 4시 오프닝 리셉션으로 미술관 옥상에서 영화동을 전망하며 영화동의 유명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부페 ‘영화장셀렉션@영화전망대’이벤트를 열고, 전시기간 쇼트다큐멘터리 ‘영화동, 영화목욕탕’을 상영할 예정이다. 다큐멘터리는 영상창작단 큐오브이가 제작했다.

 

전시회에는 레지던시 입주작가 강제욱(다큐멘터리 사진, 설치)·권혁상(구상회화)·박종호(구상회화)·정경화(수묵 비구상)·주 랑(회화)·진나래(설치)씨와, 초대작가 고나영(회화, 설치)·고보연(설치, 조각)·유기종(회화, 설치)·이주원(회화)·정태균(수묵 구상)씨가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