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주민, 전주사고서 옮겨와 1년여 밤낮으로 지켜

내장산 조선왕조실록 보존 터, 道 문화재 지정 / 2011년 지표조사후 발굴시작 5년여만에 결실

▲ 임진왜란 당시 전주사고에 있던 조선왕조실록을 옮겨와 보관했던 내장산 왕조실록 보존터 3곳중 하나인 비래암 터.

‘정읍 내장산 조선왕조실록 보존 터’가 지난7월 24일 전라북도 기념물 제130호 문화재로 지정됐다.

 

이번 문화재 지정은 지난 2011년 전북대학교 박물관에 의뢰하여, 문헌조사와 지표조사를 마친 후 전라문화유산원과 함께 발굴조사를 시작한 지 5년 여 만의 결실이다.

 

내장산 왕조실록 보존터는 임진왜란 당시 정읍인들이 중심되어 전주사고(경기전)에 보관돼 있던 조선왕조실록을 옮겨와 보관했던 곳으로 용굴암과 은적암 그리고 비래암 모두 3곳이다.

 

조선은 춘추관과 전주·충주·성주 등 4곳에 사고를 설치하여 실록을 보관했는데, 임진왜란으로 전주사고를 제외한 3개 사고가 불탔다.

 

이어 전주사고마저 위험에 처하자 전라감사와 경기전 참봉 오희길 등의 관원, 정읍 태인의 선비 안의와 손홍록, 내장사 주지 희묵대사 등 지역민이 합심하여 전주사고의 역대 실록과 사서, 그리고 경기전에 봉안되어 있던 태조 어진을 내장산의 용굴암·은적암·비래암에 피난시켜 1년 1개월 동안 밤낮으로 지켜 소중한 조선왕조실록과 어진을 보존했다.

 

그 이후 아산과 해주를 거쳐 묘향산 보현사에 보존했고 임진왜란이 끝난 뒤에는 내장산에 보관했던 실록을 토대로 모두 4부를 추가로 만든 후 오대산과 태백산, 정족산, 적상산사고 등에 보관했다.

 

시 관계자는“임진왜란 당시 유일본이 된 전주사고(全州史庫)의 조선왕조실록을 보존함으로써 조선 역사의 기록을 지켜내고, 오늘날 조선왕조실록이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뜻 깊은 곳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