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발 인적쇄신 움직임에 새정연 곤혹

김태호 최고위원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촉발 / 혁신위 일부 위원, 야당 의원에 '결단' 압박도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의 내년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촉발된 여당 발 인적쇄신 움직임에 새정치민주연합이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인적쇄신 필요성에 대한 언급은 야당에서 먼저 시작됐는데 실제 행동은 여당에서 먼저 이뤄진데다 당 쇄신의 명운을 쥔 혁신위원회 일부 위원들이 야당 의원들의 ‘결단’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혁신위가 ‘현역의원 물갈이’의 지표로 활용될 선출직 공직자 평가기준 마련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가운데 여당의 선공과 당 내부에서의 압박이 시작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조만간 야당에서도 실제 행동에 옮기는 의원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낳고 있다.

 

새정치연합 이동학 혁신위원은 4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태호 의원의 ‘셀프디스’ 불출마…이미 우린 지고 있다. 쇼라 할지라도 쇼에서도 지고 있다”며 “너도 나도 답답하다. 그래서 국민이 답답하고 대한민국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혁신위 출범을 전후해 자기희생 필요성에 대한 의견들이 제기됐지만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불출마 선언 등 현역의원의 기득권 포기 등 이렇다 할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인적쇄신 경쟁에서 마저 여당에 밀리는 듯 한 모습이 연출된데 대해 일침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또 다른 혁신위원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역 의원들이 행동에 나서줄 것을 사실상 요구했다.

 

조 교수는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 출연, ‘야당에서도 불출마 선언이 나와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불출마는) 혁신위 소관사항이 아니라 스스로 결단해야 하는 문제다. 새정치 다선 중진 의원분들도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명한 선택’이 ‘용퇴’를 포함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용퇴를 할지 이른바 적지에 출마를 할지 어떤 것이 새정치연합의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보다도 그 분들 스스로 아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조 교수는 그러면서 “혁신위가 목표를 갖고 몇%는 무조건 날린다는 건 없다”면서도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에서 지역구 활동, 당 기여도 등에 대해 실시한 계량적 평가에 기초해 나쁜 점수가 나온 분들은 자연스럽게 나가야 한다”며 ‘물갈이’를 예고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야당에서 즉각적인 반응(불출마 선언)이 나올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면서도 “새정치연합 내 다선과 중진들은 현재의 상황이 매우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