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중학생 야외 훈련 중 사망은 人災

설마하다 화를 키운 사건이 도내에서 또 터지고 말았다. 폭염주의보 발령으로 야외활동 자제령이 내려졌음에도 중학교 태권도부 학생이 야외에서 체력 훈련을 받다 쓰러져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태권도부 정식 창단을 준비 중인 군산시내 A중학교 태권도부 특기생 6명은 지난 7일 오전 9시30분부터 11시20분까지 월명산에서 태권도 기초체력훈련을 받았다. 오는 15일 열리는 태권도 대회를 앞두고 한 사설 태권도 도장 관장 지도아래 실시된 이날 훈련은 구보 및 도보·발차기 등으로 진행됐고 마지막 정리운동을 하던 중 태권도 특기생 1학년 이모 군(13)이 갑자기 쓰러졌다. 이 군은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지만 사흘 만에 끝내 숨을 거뒀다.

 

이 군의 사고소식은 당일이 아닌 다음날 교육청에 보고됐다. 또 사망원인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의료진들은 열사병(온열질환)으로 추정하고 있다.

 

숨진 이군이 훈련 받던 당일 군산지역은 오전 10시~11시 사이 기온이 섭씨 30.7~31.6도를 기록했다.

 

7월 하순부터 폭염이 맹위를 떨치면서 전국에서 열사병 사망자가 잇달았고, 도교육청도 같은달 30일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면 가급적 실외·야외활동을 자제해달라고 지시했는데 이를 어기고 폭염주의보 발령 속에서 야외 훈련을 감행했던 것이다.

 

이군의 죽음은 어쩔수 없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주의보에 귀기울이고 규정을 지켰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가관인 것은 학교와 교육청측이 “사건 당일 훈련은 학교가 아닌 위탁운영을 맡고 있는 태권도 도장 관장 주도 아래 이뤄지고 이번 훈련에 대해서 어떠한 보고도 받은 적이 없으며 현재 태권도부 설립승인도 나지 않은 상태”라고 주장하는 등 책임 회피에 나서 유족의 분노를 사고 있다.

 

유족은 “학교 측의 허술한 관리와 절정을 이룬 무더위 속에서 무리한 운동으로 아들이 숨졌다”며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현장에서 관리소홀로 꽃다운 나이의 학생들이 꿈을 제대로 펴지 못한채 희생되는 이런 불상사는 더 이상 재발되어서는 안된다. 이번 사고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리는 한편 재발 방지책을 내놓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