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로 드로잉하며 존재론적 의미를 찾는 전시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적요 작가(56)는 ‘조용한 혁명’이라는 주제로 오는 23일까지 전주시 완산구 경기전길에 있는 교동아트미술관에서 29번째 개인전을 연다.
그의 작품 속 배경은 데님 천이 대신하고 경계를 나타내는 붓질은 한 땀 한 땀 뜬 실로 대체됐다. 재료에 구애받지 않는데 이어 화면에 주시되는 얼굴의 한쪽 눈은 카메라가 되거나 상처가 나 있다.
시인 배홍배 씨는 이 작가의 작품에 대해 “바느질 드로잉은 회화가 갖는 고유한 상황이 붕괴되는 작업이다”며 “오래된 도구와 풍습을 화폭에 현란하게 변용·적용시켜 현실로부터 역동적으로 벗어나는 색과 형의 경연장이 됐다”고 해석했다.
그는 한쪽 눈이 카메라로 변한 작품 속 인물의 표현 방법에 대해 “여인의 눈은 고정된 의미로 환원될 수 없는 무한한 의미의 총체다”며 상징과 비상징의 이분법적 구조를 벗어난 다양성으로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