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원에 대한 평가를 거쳐 하위 20%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새정연 혁신위의 8차 혁신안과 관련, 지나치게 정량화된 수치에만 매달릴 경우 당을 위해 희생·봉사한 사람들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는 등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의원들에 대한 평가가 당 대표와 계파의 입김에 의해 영향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앞으로 의원평가와 관련한 세부 시행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를 막고 공정성을 기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부안에서 열린 새정연 김상곤 혁신위원장과 전북출신 국회의원들과의 차담회에서 이상직 의원(전주 완산을)은 “중앙당 당직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은 당을 위해 일하다보면 상임위 출석 등 의정활동에 다소 소홀할 수도 있다. 일률적으로 몇 %를 적용하게 되면 당을 위해 기여하고 공헌한 것이 오히려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중앙당 당직자에 대한 정상참작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동안 ‘평가위원회가 아닌 자격심사위를 운영해 당원과 국민이 후보를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유성엽 도당위원장은 “당 대표와 지도부가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고 문제의 씨앗을 차단해야 한다”며 “특정 계파의 수장이 당 대표를 맡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라도 100%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불안을 잠재울 수 있도록 혁신위원장이 강력히 대처해달라”고 말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과 전북 의원들과의 이날 대화는 김 위원장이 전북도당 여성위원회가 마련한 여성정치대학캠프에서 특강하기 위해 내려왔다가 이뤄졌으며, 약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전북 의원들은 △비례대표가 지도부나 계파의 나눠먹기로 흘러서는 안되며 애초 취지에 맞게 능력있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분들을 공천해야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인재영입위원회를 조기에 가동해야 한다 △혁신위가 혁신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관련 의원들의 의견도 듣고 국민의 정서도 살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개진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전북출신 의원들이 전반적으로 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생각하고 우려하는 부분들을 충분히 고민해서 혁신계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앞서 ‘우리나라의 교육정책 및 통합과 혁신’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호남민심은 새정연이 제대로 변화하고 혁신해서 총선에서 승리하고 2017년에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 오라는 것”이라며 새정연이 나가야 할 방향으로 기득권 타파, 계파 청산, 종이당원 폐지, 여의도 정치 차단, 민생복지 정당 등을 제시했다. 1박 2일의 일정으로 열린 여성정치대학캠프는 유성엽 도당위원장과 김춘진·김윤덕·이상직·김성주·김관영·전정희·박민수 의원, 송하진 지사와 김광수 도의회 의장, 김갑봉 도당 사무처장, 국주영은 도당 여성위원장, 이해숙·최은희 도의원 등 250여명이 참여했다.